지난 9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퍼스트솔라의 주가는 전장 대비 1.33% 하락한 104.1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6일 8.17%, 7일 5.83%로 이틀 연속 14% 가까이 상승했다가 이날 소폭 하락했다.
지난 5일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두단계 하향하고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101달러에서 81달러로 내리자 9.08% 떨어졌다. 하지만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결과 민주당이 승리를 가져가고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친환경 에너지 정책 기대감으로 이틀 연속 급등했다.
팁랭크스(TIPSRANKS)에 따르면 14명의 애널리스트가 최근 3개월 사이 제시한 퍼스트솔라의 12개월 목표가의 평균값은 92.33%다. 현재 104.10달러를 기록하며 평균값을 넘어섰다. 벤 캘로 베어드 투자은행 애널리스트가 125달러로 목표주가 최고치를 제시했다.
캘로 애널리스트는 “퍼스트솔라는 태양광 분야에서 최선호주”라며 “우리는 퍼스트솔라의 강력한 파이프 라인, 지속적인 비용 및 효율성 개선, 시리즈 6의 램프에 자금을 지원하고 향후 성장 옵션을 제공할 강력한 대차대조표가 있다”고 주장했다.
퍼스트 솔라는 태양광 모듈을 설계·제조하는데, 태양광 패널에 강체 박막 모듈을 사용해 카드뮴 텔루라이드(CdTe)를 생산한다. 1990년 '솔라 셀스(Solar Cells)'로 설립해 1999년 퍼스트 솔라로 브랜드를 바꿨다. 2006년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2011년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25개 기술 기업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존 제품인 시리즈4는 올해 1·4분기 인도가 종료되고 올해는 2017년 출시된 시리즈6(S6)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내년까지 수주 계약이 완료돼 있고, 2022~2023년 역시 가시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 전반의 태양광 발전 설비의 수요 증가로 프로젝트 수주 수요는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역시 수주 물량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부 지연되고는 있지만,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이 정상화될 시에 신제품 수요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퍼스트 솔라의 주가는 지난 몇 년 동안 30~6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6월 이후 주가는 50%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10월 27일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 발표하면서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퍼스트 솔라의 3분기 순이익은 1억5500만달러, 주당순이익은 1.45달러로 전년 동기(3100만달러, 주당순이익 29센트) 대비 크게 개선됐다. 이 기간 매출도 9억2800만달러로 전년 동기(5억4700만달러) 대비 크게 늘었다.
태양광 업계는 지난 10년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체 소수로만 재편된 가운데 경쟁적 설비 확장은 마무리 국면이다. 글로벌 모듈 가격은 구조적으로 하락 중에 있어 향후 실적은 비용 절감이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번 S6은 기존 S4대비 40% 제조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월가에서는 태양광 관련주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원으로 주택용 발전기 설치업체는 직접적인 수혜를 입겠지만, 패널 제조업체는 공급과잉에 당분간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장에서 태양광 패널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태양광 발전수요의 회복속도는 아직 충분치 않다는 게 근거다. 제조업체들에 대한 가격하락 압박 역시 계속될 것으로 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재선에 실패하면서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safe guard) 관세가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부터 미 통상법 제201조에 의거, 수입 패널 등 태양광 제품들에 대해 관세를 메기고 있는으며 오는 2월에 만료된다.
브라이언 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퍼스트솔라의 매출과 수익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며 “내년까지 패널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주당순이익(EPS) 하락세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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