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정부가 17일 헬스장, 노래방 등 집합금지 업종에 대한 영업을 일부 허용키로 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서비스업과 비서비스업 사이의 경기 회복 격차가 줄어들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출 호황과 반대로 내수에서 피해가 거듭되고 있자 정부가 경제와 방역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강한 반발 끝에 17일 헬스장 개장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의 유행이 계속 안정화된다면 17일 이후에는 집합금지 업종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방역수칙 하에서 영업 자체는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센 것이 꼽힌다. 지난해 12월 8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비수도권 2단계에 따라 2단계부터 집합금지가 내려지는 유흥시설 5종 외에 마찬가지로 중점관리시설인 노래연습장, 실내스탠딩공연장, 방문판매 등 직접홍보관 등도 집합금지됐다.
여기에 2.5단계시 일반관리시설 중 유일한 집합금지 대상인 실내체육시설에 더해 학원도 원칙적으로 집합금지가 내려져 총 10종 12만7000여개 시설의 영업이 제한됐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3차 유행 장기화로 2.5단계가 해를 넘겨 이달 17일까지 41일간 이어지면서 헬스장 등 일부 시설에서 생계 곤란 등을 호소하고 있다. 새해 첫날 대구의 한 헬스장 관장은 숨진채 발견됐다. 지난 10일 헬스클럽관장연합회 회원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기로 했다.
■깊어지는 'K자형 회복'
관련된 내수 부진 지표도 여러 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특히 수출 지표와는 정반대 곡선을 그리고 있어 경제 각계에서 우려하던 'K자형 회복'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KDI 경제동향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의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빠르게 재확산됨에 따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11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대비 1.4% 감소해 전달 2.5% 감소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숙박·음식업과 운수·창고업이 각각 -17.3%, -11.1%를 기록하면서 서비스업생산 부진을 이끌었다. 12월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됨에 따라 신용카드 매출액이 급감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하는 등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신용카드 매출액은 전월대비 16.2% 감소하며 전월 -4.2%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이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발생했던 3월 신용카드 매출액이 -16.5%를 기록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89.8로 전월 97.9보다 8.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제조업 회복세는 지속됐다. 11월 광공업생산은 전달 마이너스를 벗어나 0.5% 증가했다. 수출 호조 속에 반도체와 기계장비 생산이 각각 8.5%, 8.3%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12월 수출은 전월보다 높은 12.6%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회복과 방역 사이에서 당분간은 방역에 방점을 찍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으로선 감염 확산 통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결과적으로 감염 확산 통제가 담보돼야 내수 회복이 일어날 수 있다. 헬스장 개장 여부도 감염 전문가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