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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PD 멘토링 빙자 사기 연애, 성평등센터 작동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2 09:54

수정 2021.01.12 10:32

[서울=뉴시스] KBS(사진=KBS 제공) 2020.03.03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KBS(사진=KBS 제공) 2020.03.03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021년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데, 대중문화계에 권력형 성희롱 및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굿캐스팅' 출연 조연배우가 동료 여배우를 성폭행 사건과 공영방송인 KBS 다큐멘터리 PD가 언론사 취업준비생을 상대로 사기를 친 사건이다.

특히 KBS PD 사건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거짓 만남을 가졌다는 점에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 PD의 멘토링 빙자 사기 연애

12일 공영방송인 KBS 다큐멘터리 PD가 언론사 취업 준비생을 상대로 결혼사실을 숨기고 이성적으로 접근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언론계 지망생 여성 A씨가 자신의 SNS에 유부남 PD의 행각을 알리면서 KBS는 이날 오후 서둘러 “사실관계 및 사규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했으며 당사자에 대해서는 업무 배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여성 A씨에 따르면 이 PD는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자신에게 접근해 호감을 표현했으며, 실제로 2017년 연말부터 약 한 달간 두 사람은 연인관계를 유지했다. PD는 자신의 아내를 미혼모인 여동생이라 했고, 자신이 여동생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언론생 지망생이었던 저는 트위터로 B씨의 계정으로 질문을 했다"며 "그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 함께, 앞서 언론인 일을 하고 있는 자의 부채감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만날 날부터 여동생과 산다고 했던 것이 그가 어쩌면 처음부터 현직자와 지망생이라는 기울어진 위치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만남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한다"고 했다.

A씨는 다만 사건이 제대로 처리될지 확신이 들지않아 공식적으로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으며, KBS 성평등센터에는 관련 기록을 남겼다고 밝혔다.

■KBS, 2018년 국내 최초 성평등센터 개소

KBS는 2018년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성평등센터를 설치했다. 당시 양승동 사장은 “최근 KBS는 직장 내 성폭력 사건 조사 착수 즉시 피신고인을 인력관리실 등으로 발령해 자택 대기를 명령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1차적으로 시행했다”면서 “앞으로 KBS가 성평등 문화를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성범죄 발생시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비위사실이 확인되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했다. 단, 이 사건은 KBS 외부에서 발생한 경우라 사건이 어떻게 처리될지 지켜볼 일이다.

기본적인 절차는, KBS 내의 성희롱 성폭력 문제를 신고하면 성평등센터가 접수한다. 조사 결과 성희롱 성폭력이 맞다면 징계를 요구하며,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구조다.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은 징계를 하도록 사규에 정해져 있다.
다만, 징계 결과를 성평등 센터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개방형 직위 공모로 임명된 초대 센터장은 2020년 9월 30일 자로 면직됐다.
당시 KBS 노조는 "순기능을 해오고 있는 성평등센터가 왜 갑자기 애물단지가 되었나?"라며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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