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총리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정치적 후원자 '킹메이커' 니카이 간사장 의중 살피느라
여행 장려책 등 결정 주저, 코로나 걷잡을 수 없이 확산
방역 실기에 지지율 급락, 조기 퇴진설 모락모락
7일 도쿄권에 이어 13일 오사카권에도 긴급사태 선언
정치적 후원자 '킹메이커' 니카이 간사장 의중 살피느라
여행 장려책 등 결정 주저, 코로나 걷잡을 수 없이 확산
방역 실기에 지지율 급락, 조기 퇴진설 모락모락
7일 도쿄권에 이어 13일 오사카권에도 긴급사태 선언
12일 지지통신은 스가 총리가 코로나 뒷북 방역에 나선 것은 경제타격이라는 정책적 판단 외에 정권의 후원자인 니카이 간사장에 대한 '손타쿠(忖度·윗사람의 마음을 알아서 헤아린다는 뜻의 일본어)'도 있었다는 견해가 강하다고 보도했다. 손타쿠는 한국어로는 아부, 아첨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도쿄 등 수도권 4개 광역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이 내려진 지난 7일께, 니카이파 수장인 니카이 간사장과 그의 오른팔 격인 하야시 미키오 간사장 대리 등 자민당 관광입국 조사회 소속 의원들, 관광업계 간부 약 30명 등이 마주했다고 한다. 선언이 해제되면, 중단된 여행 보조금 지원책인 '고 투 트래블'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베 정권에 이어 스가 정권에서도 '총리 만들기' 1등 공신으로 지목되는 니카이 간사장은 전국 여행업협회 회장이다. 코로나 재확산의 위험성이 컸음에도 일본 정부가 지난해 고 투 트래블 정책을 강행했던 것에는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었지만, 니카이 간사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82세의 니카이 간사장은 정치적 수완이 뛰어나다. 그가 이끌고 있는 니카이파는 자민당 내에서 4번째 정도 되는 중간 규모이나, 존재감은 그 이상이다. 자민당 2인자인
간사장의 지위를 활용, 아베 총리 3연임과 무파벌의 스가 관방장관을 총리로 만든 '킹메이커' 이기 때문이다.
스가 총리로서는 총리직을 계속 이어가려면 니카이 간사장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니카이 바라보기'가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스가 총리로서는 여간 부담이 아니다. '고 투 트래블' 정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일본의 코로나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이내 여행과 외식을 매개로 한 코로나 감염이 문제가 되면서, 스가표 대표 정책인 '고 투 트래블 사업'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다.
결국 스가 총리도 더는 버티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14일 이 사업 일시 정지를 표명했는데, 이 때도 니카이 측에서는 스가 총리를 향해 "제멋대로 하고 있다"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당일, 스가 총리가 니카이 간사장, 기업인 등 다수가 참석한 저녁 식사 자리에 갔는데, 이것이 또다시 문제가 되면서 지지율을 갉아먹었다.
스가 총리 스스로 일본 국민들에게는 4명 이상 모이지 말라고 당부해 놓고선 5~8명 정도가 모인 식사 자리에 간 것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당시 스가 총리는 "인사만 할 생각이었는데 (니카이 간사장 등에게)붙잡혔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후원자인 니카이 간사장 눈치보랴, 재선 발판을 위해 경기를 살려보겠다며 시간을 끌다가 일본의 코로나 감염은 하루 최대 하루 7800명선까지 확산됐다.
경기회복은 커녕 방역 실패 책임론이 커져가면서, 스가 총리의 입지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일본 정가에서는 스가 총리가 오는 9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3월 조기에 퇴진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지율은 정권 출범 3개월 만에 급락, 현재 30%대 중반~40%대 초반을 형성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도쿄 등 수도권 4개 지역에 대한 긴급사태 선언을 13일 오사카부, 효고현, 교토부 등 간사이 지방 3개 광역지역에 대해서도 발령할 방침이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는 지금은 방역이 최우선인 상황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