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하는 이른바 '1호 행사'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그밖의 행사에서는 쓰는 게 북한식 마스크 착용법인 모양이다. 최고지도자 앞에서 마스크를 쓰면 불경하고, 국가 위상이 손상된다는 식이다. 마스크를 쓴 김정은 총비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김 총비서는 당대회나 열병식은 물론 기념촬영, 실내공연장에서 다른 참석자와는 달리 자신은 노마스크를 유지했다.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집결한 수만명의 노마스크 군중 앞에서 김 총비서는 "1명의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자칭 '코로나19 청정국' 북한을 만방에 홍보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8일 발표한 '코로나19 주간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북한 내 확진자는 한 명도 없다. 북한 보건성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WHO가 발표한 것이니 조작 가능성이 농후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코백스 퍼실리티를 주도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에 코로나19 백신을 얻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이나 유럽에서 백신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북한에서 의사로 활동하다 2012년 탈북한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는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험상 북한에서 통계 날조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북한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최소 3만명이 넘는다"고 말했다.코로나 청정국 북한은 믿거나 말거나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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