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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물쓰듯' VIP만 쓸 수 있다는 카지노 고객금고의 비밀

뉴스1

입력 2021.01.15 12:57

수정 2021.01.15 14:42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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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 한 카지노에서 145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이 사라지면서 카지노 고객 중에서도 VIP급만 사용할 수 있는 고객금고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원랜드를 제외하면 제주를 비롯한 국내 외국인카지노 출입은 외국인 또는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등으로 제한돼 있다.

일반인은 외국인카지노 출입은 물론이고 카지노에서 거액을 써서 귀한 대접을 받는 VIP고객 전용 금고를 평생 볼일도, 쓸 수도 없다.

이번에 거액이 증발한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에는 환전 등 카지노용 자금을 보관하는 금고 이외에 고객 전용 물품보관소가 따로 있다.

내부에서 VIP고객금고라 불리는 보관소의 규모는 50㎡ 정도로 안에는 크기가 제각각인 캐비닛 형태의 금고 수십개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라진 145억5000만원은 금고 서너개에 나눠 보관됐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는 경영에서 물러난 양즈후이 전 랜딩인터내셔날 회장 재임 당시 랜딩카지노에는 양 전 회장의 고객들이 전세기에 거액을 싣고 제주에 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현재 보관소 안에 있는 수십개의 금고마다 모두 주인이 있는지, 금고마다 현금이 보관돼 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금고 중 한 곳에서 사라진 돈으로 추정되는 81억원이 발견되기도 했다.

다만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말레이시아 여성 A씨(55)는 카지노 본사인 홍콩 랜딩인터내셔날 임원으로 고객은 아니지만 물품보관소 안 3~4개의 고객금고를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금고는 고객과 직원이 나눠가진 각각의 열쇠가 있어야 열리고 보관소에 안에는 고화질 CCTV도 설치돼 있는 등 보안이 철저했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랜딩카지노는 전국적으로 2번째로 큰 대형 외국인카지노이기는 하지만 소형 외국인카지노에도 고객금고가 존재한다.

카지노가 고객금고를 운영하는 목적은 VIP고객 유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VIP고객 유치 차원에서 대부분의 카지노에는 고객금고가 있다"며 "현금을 카지노에 보관해 고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VIP선정 기준은 업장마다 다르지만 1회 평균 베팅액수가 얼마인지, 업장 방문횟수가 몇번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조금씩 차이는 있는지만 보통 1회 베팅액이 100만원 이상을 유지하면서 하루 4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경우를 VIP라고 본다"고 전했다.

외국인카지노에서는 많게는 하루 수십억을 잃기도 하고, 반대로 수십억원을 벌어 횡재하는 사례도 있다.

지금은 코로나 여파 등으로 매출이 급락했지만 랜딩카지노의 2018년 매출액이 3848억1000만원이었다고 하니 VIP들이 카지노에서 쓰는 돈의 규모를 유추해볼 수 있다.


VIP가 되면 원할 경우 금품을 보관하는 금고를 대여해주고 고객등급에 따라서 숙박비와 교통비 등을 무료 또는 할인해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카지노 관리감독 부서 관계자는 "카지노 고객금고는 단지 거액의 현금이 보관됐다는 점만 다를 뿐 일종의 목욕탕 라커처럼 고객의 편의를 위해 만든 공간으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도는 횡령 사건이 일어난 랜딩카지노 VIP금고의 경우 향후 수사결과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조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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