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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 탈 수도 없고…" 대중교통 감염에 불안한 시민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7 14:00

수정 2021.01.18 20:00

"감염경로 불명 중 대중교통 감염 적지 않을 것"
서울 지하철 1호선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지하철 1호선 모습 /사진=뉴스1

대중교통 관련 코로나19 확진사례가 발생하면서 시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에 나서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 불안한데 안 탈수는 없고…'출근길 딜레마'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중교통과 개인·법인 택시 종사자를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실시해 현재까지 총 63명의 숨은 감염자를 발견했다. 업종 별로는 버스와 지하철, 택시가 각각 17명, 20명, 26명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고위험집단을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대중교통 종사자의 감염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잠실승무사업소 기관사 1명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동료 기관사 8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강남구 한 택시회사에선 코로나19 확진자 10명이 발견되기도 했다. 확진자 10명 중 8명이 운전기사였다.

대중교통 종사자들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한파와 폭설로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어 감염 위험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평소 지하철을 타고 왕복 2시간가량 통근하고 있다는 직장인 최모씨(30)는 "붐비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누구를 어떻게 만나 감염될지 불안하다"라며 "마음 같아선 집에 있고 싶지만 돈을 벌어야 하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지하철을 탄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34)는 "3차 대유행 이후 남편에게 택시로 출퇴근하도록 권하고 있다"라며 "교통비가 아깝다는 남편과 언쟁을 해야 했지만 가족의 건강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택시비가 일주일에 13만원 정도 나오는데 코로나19로 줄어든 외식 비용에서 채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선제검사로 감염 전파 차단에 나섰지만…
서울시는 고위험집단 선제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단별 주기적 샘플링 재검사를 추진해 감염 전파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차내 밀집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대중교통 퇴근시간 집중배차 시간을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로 연장했다. 시민들의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기 위해 시행 중인 '오후 9시 이후 30% 감축운행'도 한시적으로 해제했다.

하지만 대중교통으로 인한 감염고리를 끊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전히 많은 시민이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고, 이에 따른 역학조사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해서 위험도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감염에 대한 모든 변수를 막을 순 없다"라며 "현재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가 많은데 이들 중 대중교통에서 감염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중교통으로 인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역학조사를 통해서는 지하철에서 접촉한 인원까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정부가 재택근무 비중을 늘려서 대중교통 이용량을 줄였으면 어땠을까 싶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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