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직장인들에게 피로감이란 특별할 게 아니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주중 내내 시달리다보면 금요일 저녁에는 무거운 피로감이 어깨를 누른다.
주말 동안 푹 쉬면 낫는다고 여기고 간과하기 쉽지만 피로감이 쌓이면 휴식으로도 개선되지 않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증후군으로 발전해 심각한 질병을 부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만성피로증후군'과 '번아웃증후군'이다. 6개월 이상 피로감과 무기력이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피로'이며 여기에 특별한 원인 질환없이 두통, 기력 저하, 무기력증, 극심한 피로감, 수면장애, 식욕부진, 성욕저하 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정의한다. 원인으로는 과중한 업무, 불규칙한 일상, 휴식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번아웃증후군은 과도한 정신적·신체적 피로로 인해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불타버린 연료와 같이 무기력해지기 때문에 '탈진증후군' 또는 '연소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심각한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계속 몰아세우면 뇌에서 만족을 담당하는 보상 회로에 이상이 생겨, 즐거움을 주는 도파민·세로토닌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고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솔만 분비돼 우울감을 유발하게 된다.
인터넷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지난해 7~10월 국내 직장인 7만21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1%가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했으며, 남성(67%)보다 여성(76%)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일과 휴식의 경계가 흐릿해져 피로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를 방치하면 업무 및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로증후군을 개선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과중한 업무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여가 시간을 만끽하고, 푹 자고,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가벼운 운동하기를 권장한다. 웨이트트레이닝 같은 근력운동보다는 걷기·자전거타기·계단오르기 등의 가벼운 유산소운동이 피로 회복에 더 효과적이다.
처음에는 무리하지 않도록 짧은 시간으로 시작해 조금씩 늘려 하루 30분가량으로 늘리는 게 좋다.
업무 틈틈이 스트레칭 등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몸의 관절이 굳어있으면 그곳을 지나는 림프관 흐름이 정체돼 노폐물이 쌓여 피로감을 더할 수 있다.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펴주면 림프관 흐름을 도울 수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자기기를 오래 사용할수록 뇌가 혹사당해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나면 면역기능이 감소하고, 교감신경이 자극돼 휴식을 방해한다.
충분한 수면은 필수적이다. 좋은 잠을 위해서는 규칙성을 찾아야 한다. 직장인들이 흔히 하는 잘못이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는 것인데 이럴 경우 생체리듬이 흐트러져 월요일에 피로감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조금씩 취침에 드는 시간을 당겨 7~8시간을 규칙적으로 잘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수면 3시간 전에 과격한 운동을 삼가고, 스마트폰이나 TV는 잠자기 1시간 전에 끄면 도움이 된다.
심각한 피로감 해소를 위해 병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묵중한 피로감이 느껴지면 비타민이 포함된 영양수액으로 빠르게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에너지의 원천인 ATP 에너지를 생성을 단시간에 촉진해 필요한 에너지를 바로 공급시켜주기 때문에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이때는 비타민D가 주축이 되는 영양수액이 효과적이다. 심영기 원장은 "비타민D는 면역력을 개선할 뿐 아니라 세로토닌 합성을 도와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사무실 또는 재택 근무하는 직장인 상당수가 햇빛을 보지 못해 비타민D 결핍 상태이므로 수액 등으로 비타민D를 보충하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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