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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소비, 의료·교육 등 장악 … 中시장 판을 흔들다 [전환기 맞는 언택트 문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7 17:49

수정 2021.01.17 17:49

<3> 언택트 해외시장 점검
막대한 유동성 공급 언택트 산업 급성장
팬데믹 상황서 ‘원격의료’ 키워드 부상
의료개혁 핵심정책 외자 유치 등 추진
온라인사교육 91조원 시장 성장 전망
새 비즈니스 아이템 ‘무인경제’ 주목
바이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아폴로가 장착된 차량/바이두뉴스 캡처
바이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아폴로가 장착된 차량/바이두뉴스 캡처
중국의 무인편의점/중국 포털 바이두 캡처
중국의 무인편의점/중국 포털 바이두 캡처
비대면 소비, 의료·교육 등 장악 … 中시장 판을 흔들다 [전환기 맞는 언택트 문화]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코로나19는 사회를 대하는 태도 자체를 바꾸어 놨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통해 광범위하게 그 세력을 확산되기 때문에 타인과 부닥치며 살지 않는 것이 사회의 미덕이 되고 있다. 전통적인 예의와 만남은 오히려 민폐로 취급받는다. 때로는 타인의 존중하지 않는 무례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런 셀프 고립은 사회 분위기에 가장 민감한 소비 산업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소비 산업이다. 원격의료, 비대면 배달, 온라인 강의, 영상회의, 미디어 콘텐츠, 재택근무 등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열렸다.

언택트 소비는 세계 각국에서도 중국이 가장 활발하다. 중국은 코로나19의 최초 발생 국가지만 사회주의 특징인 통제와 규제 특성을 이용해 조기에 코로나19 확산세 진압에 효과를 거뒀고 경제 회복 속도도 빨랐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은 코로나19 감염 공포와 융합되면서 언택트 산업을 가파르게 성장시켰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의 미래상을 파악하려면 중국 사회를 먼저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료·교육·가정·보안 등 장악

중국 의료 산업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14억 이상의 인구를 감당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8년 기준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6개, 의사 수는 2.6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대부분 도시에 집중돼 있다. 올겨울 중국 본토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확진자도 절대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 지역이 원인이라고 관영매체는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5G 등 인터넷 보급률 상승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결합하면서 원격의료가 중국 비대면 시장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춘제(중국의 설) 기간 의료건강 플랫폼 방문 인원은 매일 150만명에 육박했고 온라인 문의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0만명 이상 급증한 670만명에 달했다.

중국 원격의료 사업은 다양하다. 온라인 진료부터 24시간 건강검진, 재활치료, 개인건강관리, 전자처방전, 처방약 배송, 만성질환 관리 등이 모두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은 이런 원격의료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중국은 의료개혁의 핵심 사업을 원격의료 도입으로 정하고 외국자본의 의료기관 투자 규제 완화, 원격의료 서비스 범위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없는 학부모들은 온라인 사교육으로 눈을 돌렸고 이는 온라인 교육의 질 향상과 시장 확대를 가져왔다. 중국과학원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직후인 작년 3월 온라인 사교육 사용률은 85%였다. 과학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한 번 불붙은 관심은 이어져 2022년 온라인 사용자 비율이 5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점의 전체 온라인 교육 시장 예상 규모는 5400억위안(약 91조6000억원)이다. 사교육의 혜택과 거리가 있는 빈곤층을 위해 무료 강좌도 증가하고 있다. 교육기관, O2O 교육전문 플랫폼, IT기업 등도 앞다퉈 교육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도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중국의 철저한 통제는 주거공간 개선에 대한 욕구로 이어졌다.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불편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자동감지 개폐와 항균 기능이 있는 스마트 변기, 건습 분리 욕실, 쾌속건조 빨래 건조대, 무접촉·무감염의 자동감응 수도꼭지, 장기간 저장이 가능한 대용량 냉장고 등이 인기를 끌었다. 가구도 개선의 대상이 됐다. 업체들은 소비 형태의 변화를 신속히 감지해 그래픽, 동영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섰다. 중국의 주요 소비재 판매 루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온라인 생방송 판매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간편식 제품, 신선식품, 스마트 회의기기, 마사지 기기, 간편 미용기기 등 홈뷰티케어 제품과 보안네트워크도 코로나19 언택트 세상에서 각광받은 소비 패턴이다.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시장도 급성장해 2020년 기준 시장 규모가 2940억위안까지 치솟았다. 온라인 게임은 전년 대비 12.9%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대면 아니라 무대면도 뜬다

비대면이 아니라 아예 일손을 제거한 '무인경제'도 주목받고 있다. 작년 7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13개 부처와 함께 발표한 '소비시장 촉진 관련 의견'을 보면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무인경제를 지목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 보급이 원활하고 고정비용 부담도 줄어들며 신사업 금융·투자 활성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제시됐다. 실제 현재 중국 상하이 등에선 카메라 기능과 감지센서를 적용해 소비자가 물건을 집어가면 제품을 식별한 뒤 가격 정보를 불러내 결제까지 가능한 무인 자동판매기, 무인 상품 진열대, 무인편의점이 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알리바바와 징둥 등은 스마트 물류로 창고 운영, 재고관리, 배·운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기업 정보 조사 제공업체 치차마오는 현재 중국 물류 창고 업체는 150만개 이며 이 가운데 6만개가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제조업 고도화와 더불어 공장을 비롯한 제조기반시설의 자동화도 빨라지고 있다. 2020년 상반기 중국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9억3800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AI와 5G기술 등이 들어간 서비스 로봇은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쓰이기도 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 대표적인 분야다. 이 또한 무인경제다.
중국 자율주행 분야의 강자인 바이두는 지리자동차와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위한 합작 회사를 설립기로 했고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진입을 위해 기술개발과 투자를 진행 중이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지난해 10월 무인택시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베이징 특정 지역에서 최장 700㎞까지 운행할 수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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