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TMZ에 따르면 스펙터가 전날 캘리포니아주에서 사망했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알려진 바 없으나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펙터는 지난 2003년 여배우 러나 클랙슨을 자신의 집에서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고 2009년부터 복역해 왔다. 당시 스펙터는 클락슨이 극단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묻은 발자국 등을 증거로 19년을 선고했다.
살인자가 되기 전까지 스펙터는 미국 팝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939년 뉴욕에서 출생한 스펙터는 ‘스펙터 사운드’로 유명하다. 월 오브 사운드(Wall of Sound)'라는 독특한 편집기법인데, 악기 소리를 반복 녹음에서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10대 시절 밴드 활동을 하며 앨범 500만장을 팔았던 스펙터는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전향해 ‘스펙터 사운드’로 1960년대 최고의 음반 제작자로 이름을 날렸다. 비치보이스를 비롯해 스웨덴의 아바도 스펙터 사운드에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진 건 1970년 발표된 비틀스의 마지막 앨범 ‘렛 잇 비’ 덕분이다. 스펙터는 비틀스의 연주에 현악기와 관악기 등 오케스트라 연주를 덧붙혀 풍성한 사운드를 입혀냈다. 존 레넌의 대표곡인 '이매진' 역시 스펙터가 참여한 작품이다.
초창기의 단순한 로큰롤 사운드로 앨범을 내고 싶다는 폴 매카트니와 스펙터가 부딪히면서 앨범 발매가 무산될 뻔도 했다. 이후 스펙터는 존 레넌과 조지 해리슨의 솔로 앨범을 제작하면서 명성을 이어나갔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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