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해외여행, 마음은 ‘해빙기’ 현실은 ‘빙하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9 07:59

수정 2021.01.19 07:59

관련종목▶

몰디브 /사진=인터파크투어
몰디브 /사진=인터파크투어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토막으로 떨어졌던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지난해 7월을 최저점으로 차차 회복하고 있다. 유럽보다는 남태평양을 선호하며, 일본·홍콩·마카오 등 근거리 여행지의 관심도가 빠르게 회복하는 등 해외여행 심리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외에도 경제부진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가 건재해 이전 수준의 여행 심리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여행 소비자를 대상으로 해외 여행지별 관심도(5점 척도, 관심이 매우(5점) 또는 약간(4점) 커졌다 비율)를 분석했다.

여행지는 12개 권역 △중국 △일본 △홍콩·마카오 △동남아시아 △중동·서남아시아 △미국·캐나다 △남미·중남미 △서유럽·북유럽 △동유럽 △남유럽 △남태평양(호주, 뉴질랜드, 괌, 사이판 등) △아프리카로 나눠 조사했으며, 2016년 이후의 결과를 활용했다.


■ 2020년 ”해외여행 관심 커졌다” 19% 그쳐... 2016년의 절반

2016년 이후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여행 관심도는 동남아시아·일본 등 근거리 여행지의 인기에 힘입어 낙관적 전망이 이어졌으나 2019년부터 냉각되었다. 2019년에는 노재팬과 홍콩시위의 영향을 받아 전년대비 4%포인트 하락한 32%를 기록했으며,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19%에 그쳤다. 이는 2016년의 37%에서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 결과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남태평양과 △유럽 관심도는 2019년까지 매년 50% 수준을 기록하며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꼽혔으나 지난 2020년 각각 33%와 29%로 하락했다.

유럽지역 코로나 대규모 확산으로 1~2%포인트 수준이었던 두 지역의 격차는 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확진자 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캐나다의 관심도(24%, 전년대비 -17%포인트) 역시 전년도의 3·5 수준에 그쳐 코로나 이전으로의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아시아권 여행지는 2016년 이후 다이나믹한 변화가 관찰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중국은 사드 갈등(2017년), △일본은 노재팬(2019년), △홍콩·마카오는 시위사태(2019년) 여파로 관심도가 급락했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인근지역 약세에 따른 반사효과와 항공 증편에 힘입어 아시아 최고 여행 관심지역이 되었으나, 코로나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해외여행지 관심도 /사진=컨슈머인사이트
해외여행지 관심도 /사진=컨슈머인사이트

■ 단기간-근거리-휴식 위주 여행 트렌드 따라갈 듯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일반화되더라도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경제상황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소비자들은 경기 악화를 체감하며 모든 지출 가운데 여행비 지출을 최우선으로 억제해 왔다.

실제로 컨슈머인사이트 체감경제조사에 따르면 소비지출 전망 지수는 12월 평균 79.2로 1월 대비 11.4점 감소한 반면 여행비 지출전망지수는 같은 기간 51.8로 32.6점이나 감소했다. 50수준의 지수는 사실상 여행비를 늘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나 가능한 점수다.

해외여행의 재개는 백신의 보급과 관계가 깊다. 백신을 맞은 사람만이 백신 투약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국가를 갈 수 있게 되고, 그 이후는 여행지 선호에 따른 선택으로 결정될 것이다.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유럽이나 남태평양은 희망사항으로 묻어 두고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과 홍콩, 일본처럼 정치적인 갈등이 있는 곳은 꺼려지고 상대적으로 동남아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단기간-근거리-휴식 위주의 국내 여행 트렌드를 닮아가게 될 것이다.

같은 이유로 해외 대신 국내여행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높다.
코로나19 해소에 맞춰 시의 적절하게 국내 여행 활성화 요건을 만들어 준다면 여행산업 내수 증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