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보다 효능 탁월...2022년 시판 목표
[파이낸셜뉴스] 부산대학교는 분자생물학과 박범준 교수(피알지에스앤텍 대표) 연구팀이 주도해 서울대·충남대·경상대 및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연구와 함께 이뤄낸 소아조로증의 노화 개선 연구 성과가 세계적인 자연과학 전문지인 '네이처'의 학술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 1월 4일자에 게재됐다고 19일 밝혔다.
태어나면서부터 10여 년 내에 인간이 가지는 생로병사의 모든 과정을 겪게 되는 조로증은 보통 사람들보다 신체가 10배 이상 빠르게 노화되는 질병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허치슨-길포드 조로 증후군(HGPS)'이다.
치명적인 유전 질환이자 세계 150여명의 환자가 앓고 있는 희귀병으로 치료제 개발에 대한 수요와 관련 연구의 필요성이 꾸준히 논의돼 왔다.
그동안 국내에선 박 교수 연구팀이 유일하게 소아조로증 치료제를 연구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박 교수팀이 개발한 소아조로증의 강력한 치료 후보물질인 '프로게리닌'의 효능이 지난해 11월 세계 처음 조로증 치료제로 FDA 승인을 획득한 아이거 파마의 '로나파닙'보다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최적화된 '프로게린-라민 A' 결합 억제제인 프로게리닌이 소아조로증 모델인 쥐의 수명과 몸무게를 증가시키며, 조직학적 및 생리학적 개선을 유도한다는 효능이 검증됐다.
프로게리닌을 쥐에 투여한 결과 쥐의 체중 및 근력 증가와 수명 연장을 포함한 노화 방지 효과가 탁월했다. 프로게리닌 쥐의 수명은 약 14주 연장된 반면, 로나파닙을 투여한 모델 쥐의 수명은 불과 2주 정도만 연장돼 연구팀의 프로게리닌 효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팀은 이전 연구에서 프로게린-라민 A 결합 억제제가 핵 변형, 환자 세포의 성장 억제, 생체 내 모델 마우스의 매우 짧은 수명 등의 병리학적 특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후속 연구 끝에 그 특성을 개선해 최적화된 약물 후보 프로게리닌을 얻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프로게리닌이 최초 FDA 승인을 획득한 약물을 포함한 다른 잠재적인 치료 약물군보다 더욱 강력한 치료 후보물질로서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치료제 승인까지 프로게리닌의 효능 개선과 최적화를 위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며 "2022년 첫 소아조로증 치료제를 시장에 선보여 실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 및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미국 소아조로증 연구 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한편 박 교수는 자신의 연구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2017년 9월 말 부산대기술지주의 제21호 자회사로 '피알지에스앤텍'을 창업해 소아조로증과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