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제46대 대통령 조 바이든 시대가 마침내 열린다. 바이든 당선인은 20일 낮 12시(현지시간) 대통령으로 신분이 바뀌며 공식적인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공언했던 대로 출범 첫날부터 전 세계에 "미국이 돌아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을 싹 갈아엎고, 동맹과 함께 '더욱 강해진 미국'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국제사회 복귀를 천명한다.
아울러 대중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며, '주도자'로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대중 정책을 어느 정도 승계할지 관심사였다.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9일 청문회에서 미국의 라이벌로 부상한 중국을 "끔찍한 인권침해"의 책임을 진 나라로 지목하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중국과 무역 현안과 관련해 "다양한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 지명자는 또 '달러 약세'를 추구하지 않겠다며 외국의 환율조작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수출 경쟁력 등을 위해 약달러 정책을 추진해왔다.
외교정책을 이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이 가장 중대한 미국의 도전 과제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보를 책임지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 역시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중국에 대해 '중대 도전', '추격하는 도전'이라고 표현하며, 대중국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한반도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블링컨 지명자는 이날 미국의 기존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 방식에 의존했던 비핵화 협상 방식에서 탈피, 새로운 대북 접근법으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오스틴 지명자는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 조기 타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협정이 조속히 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폭 증액 압박 속에 교착 국면에 놓여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분담금 5배 인상을 요구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최종적으로 10% 선을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끝내 거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하나된 미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적극 드러내고 있다. 그는 취임식 전인 20일 아침 워싱턴DC 세인트매슈 성당에서 여야 지도부와 미사에 참석, 단합 메시지를 발신한다. 미사에는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초청됐다.
취임식 하루 전 워싱턴DC로 이동한 바이든 당선인은 첫 일정으로 코로나19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는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있는 링컨기념관 근처 리플렉팅풀에서 열린 애도 행사에 참석해 "치유하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면서 "국가 공동체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