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한국교회는 리더십의 부재로 감염병 대응에서 부끄럽지만 허점이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윤리와 도덕성을 회복하고 함께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의 모델을 만들겠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교단과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연합해 분열된 리더십을 통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들링'은 황제펭귄이 서로의 체온으로 혹한을 견디는 생존방식을 의미한다. 소강석 목사는 "펭귄은 영하 50도의 혹한을 허들링의 사랑으로 이겨낸다"며 "이런 펭귄들은 바닷가에 도착해 먹이를 구해야 할 때 퍼스트(첫번째) 펭귄이 위험을 무릅쓰고 가장 먼저 뛰어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소 목사는 "2021년은 사회적 고통을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를 시작하는 원년"이라며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의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고 말했다.
공동 대표회장 이철 감독은 "이제 한교총은 조직과 조직으로서의 유기체가 아니라 '소통'을 갖고 함께 걸어가는 단체가 되려 한다"며 "자기 교단만 생각하던 의식이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혼자로는 안 되고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우리 국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교회발 확진자수를 실제보다 부풀려 인식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교총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한 '코로나19 정부 방역조치에 대한 일반국민 평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교회발 확진자수의 비율을 실제보다 높은 43.7%로 추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인식 차이도 극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은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교회발 확진자 비율을 평균 27.0%로 추정한 반면에 비기독교인은 평균 48.0%로 추정했다. 설문에 참여한 비기독교인 15.9%는 교회발 확진자 비율 71%이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교총은 20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종교 관련 경로로 발생한 확진자수는 전체의 8.8%에 불과하다"며 "종교 관련 확진자를 모두 교인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인식과 큰 괴리를 보이고 있어서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이런 괴리의 원인에 대해 "언론 보도와 방역당국의 브리핑 과정에서 한국교회를 실제 이상으로 집중조명했다"며 "국민들에게 교회의 책임을 과도하게 인식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p다. 응답률은 32.5%.
한편 보건복지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감염 3만2128건이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 9일까지 약 3개월간 발생했다. 해당 발표는 조사기간이 3차 대유행 기간에 국한돼 교회발 집단감염이 제외된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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