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 1·2위간 결선투표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제51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가 오는 25일 직선제로 치러진다. 판사, 검사와 함께 ‘법조 3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대한변협회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대법관, 대법원 양형위원 후보 추천 권한이 있다. 이번 선거는 2013년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많은 5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기호 순으로 이종린(사법연수원 21기)·조현욱(19기)·황용환(26기)·이종엽(18기)·박종흔(31기) 변호사가 도전장을 던진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 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득표율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한 27일 결선 투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협회장은 1차 투표에서 전체 유효 투표 수의 3분의 1 이상을 득표한 자 중 다수 득표자가 당선되는 방식인데, 한 후보에게 몰표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자들이 ‘직역 수호’같은 비슷한 공약을 내놓은 가운데 이종린 후보자는 청년변호사 지원을 위해 청년변호사기금을 설치를 카드로 꺼내들었다. 청년 변호사들이 개업할 때 장기간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 마지막 근무지에서의 개업금지 기간을 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뜻도 밝혔다.
대한변협 70년 역사상 첫 여성 회장에 도전하는 부장판사 출신의 조현욱 후보자는 2008년 변호사 개업을 한 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대한변협 부협회장,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와 대법관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그는 청년변호사 취업박람회 개최 추진과 기금조성, 일정 숫자의 변호사가 대한변협에 청원하면 그 내용을 협회 집행에 반영하는 ‘변호사 청원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황용환 후보자는 회칙 개정을 통해 협회장 퇴임 후 2년간 정·관계 진출을 금지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협회장이 개인의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두면 제대로 변호사를 위한 입법을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내변호사 전문 인증제도’를 신설할 계획도 밝혔다. 사내변호사의 업무 경험이 전문성과 경력으로 쌓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변호사 비밀유지권 제도화’ 공약도 눈길을 끈다. 황 후보자는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침해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 출신으로 현재 법조정상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종엽 후보자는 변호사들의 변리사 시장 진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한변협 내 홍보위원회를 신설하고, 정치인 출신 변호사를 영입해 ‘변리사 업무 영역은 변호사 업무 범위 내 있다’는 규정을 명문화하겠다는 방안이다. 여성변호사 권익 보호를 위해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회원에 대한 결원보충인력제 도입과 월회비 면제 등의 공약도 마련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를 시작으로 13년간 대한변협에서 두루 회무를 경험한 박종흔 후보자는 손해사정사의 대리합의 근절, 송달영수인 신고를 악용한 법무사의 소송대리 근절, 변호사법 위반센터 활성화, 5대 전문변호사회 운영지원센터 설립 및 독립단체화 추진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대한변협의 위상강화를 위해 협회장 중간평가를 실시, 회원들로부터 심판을 받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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