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무시 한 채 EEZ 진입…올 들어 두 번째
[제주=좌승훈 기자]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이 한·일 중간수역(EEZ)인 제주도 동남쪽 해상에서 해양조사에 나서 우리 해양경찰청 경비함정과 대치하는 상황이 또다시 발생했다.
24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6시20분쯤 서귀포시 동남쪽 약 163㎞ 해상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 ‘다쿠요(拓洋)’호가 발견됐다.
현장에 3000톤급 경비함정을 보낸 해경은 우리 측에 사전 동의가 없었다며 즉각 조사활동을 중단하고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측량선은 해경 측 요구를 무시한 채 해양조사를 이유로 인근 해역에서 계속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해경이 이 해역에서 일본에 조사 중단을 요구한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11일 자정쯤에도 인근 해역에서 또 다른 일본 측량선인 '쇼요'(昭洋)호가 발견돼 서귀포해양경찰서 소속 3000톤급 경비함정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본 언론은 당시 이 측량선이 지질 조사를 벌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관방장관은 이번 해양조사는 일본 EEZ 안에서 이뤄진 정당한 조사라며 우리 측의 중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일본 측량선은 우리 해경과 36시간 넘게 대치하다 13일 오후 철수했다.
일본이 두 차례 넘어온 해당 해역은 제주도와 일본 나가사키현 고토열도 남서쪽 메시마 사이로 양국 연안에서 200해리(370.4㎞) 범위에 있는 중첩 수역이다. 해역이 겹칠 경우 인접국 간 합의가 필요하지만, 일본 측은 자국 해역이라며 이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본 측의 해양 측량조사는 다음 달까지 예정돼 있어 앞으로도 한일 간 해상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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