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코카인에 중독돼 거리를 떠돌다 캐나다 명문대 교수까지 오른 남성이 화제다. 주인공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요크대 조교수로 재직중인 제시 티슬(45).
24일(현지시간) BBC는 10년 넘게 거리와 감옥에서 살다 교수가 된 캐나다 크리 토착민 부족 출신 티슬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30대 초반까지도 티슬은 오타와 국회의사당 인근을 배회하며 구걸을 하거나 관광객들이 연못에 던진 동전을 건져올리는 노숙자였다. 그는 함께 살던 조부모의 집에서 19세 때 쫓겨나 30대가 될 때까지 거리를 전전했다.
티슬은 헤로인 중독자였던 아버지를 피해 어머니, 형 2명과 함께 유년기를 보냈다. 이후 다시 어머니와 떨어져 아버지의 손에 자라게 된 티슬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구걸과 도둑질을 배웠다.
아버지가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모습을 수상히 여긴 이웃이 아동보호기관에 신고했고 경찰은 티슬 형제를 데려갔고 이들은 고아원과 위탁 가정을 거쳐 결국 조부모 집에서 자라게 됐다. 이웃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원주민인 티슬 형제와 어울리는 것을 꺼렸고 결국 학교에서 '문제아'로 전락한 제시는 갱단과 어울리고 마약에도 손을 댔다.
23세이던 1999년 새해 전야에는 피자를 대신 주문해 주기만 하면 입고 있던 옷을 벗어주겠다는 낯선 이들의 부탁을 들어줬다가 살인 누명을 쓸 뻔 하기도 했다.
이들이 택시기사를 살해했는데 살해 당시 입고 있던 옷을 제시에게 입혀 살인 혐의를 뒤집어씌우려 한 것. 결국 제시는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살인 용의자들은 경찰에 잡혔지만 제시에게는 경찰의 정보원이라는 낙인이 찍혀 주 거쳐였던 '뒷골목'에서도 더 이상 지낼 수 없게 됐다.
당시 설상가상 3층 높이에서 떨어져 부러진 다리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썩어 들어가자 제시는 "차라리 편의점을 털어 감옥에 가자"고 생각하게 됐다.
편의점을 습격해 금품을 탈취하고 며칠 뒤 자수한 제시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곳은 바로 교도소였다.
독방에 감금돼 끔찍한 금단 현상을 겪었다는 그는 마약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제대로 읽고 쓰는 법을 스스로 깨우친 제시는 출소 후엔 재활 시설에 입소했고 엄마와도 다시 연락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제시의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위로를 전하기 위해 연락온 옛 동창 루시와 사랑에 빠졌다.
루시의 도움으로 제시는 식당에서 감자튀김 용 감자를 써는 일자리를 얻게 됐다. 그는 35세이던 2012년 루시와 결혼한 이후 토론토 요크대에서 역사학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는 학교 과제로 크리 부족의 역사와 가계를 추적하게 됐고 이 때 쓴 레포트를 눈여겨 본 교수는 제시를 자신의 보조 연구원으로 고용했다. 그의 연구는 학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했고 우수생으로 졸업하게 됐다.
제시는 현재 요크대에서 역사학과 조교수로 재임중이다. 2019년에는 어린 시절 경험을 담은 자서전 '잿더미 속에서'(From the Ashes)를 발간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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