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김정은 금고지기의 사위도… 北 외교관 잇단 탈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25 18:15

수정 2021.01.25 18:15

쿠웨이트 대사대리 국내입국 확인
조성길과 비슷한 시점에 들어온 듯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가 지난해 쿠웨이트 현지에서 가족과 함께 탈북해 현재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름이 류현우로 알려진 이 대사대리는 국내 시점이 2019년 9월로, 앞서 같은해 7월 한국에 들어온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와 입국 시점이 비슷하다. 이 때문에 유럽 주재 북한 대사관 고위급 인사들이 비슷한 시점에 탈북을 결심한 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류 전 대사는 북한 최고지도자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의 책임자 전일춘의 사위로 알려졌다.

당시 아내와 자식과 함께 동반 탈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현우라는 이름은 국내 입국 이후 개명한 것으로 탈북 당시 참사관 직급의 인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 9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서창석 대사가 추방된 이후부터 대사대리를 맡아왔다. 평양외국어대학 아랍어과를 졸업한 류 전 대사대리는 북한 외무성에서 근무한 엘리트로 북한의 주요 무기 수출국인 시리아 등 중동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다고 한다.

다만 관계당국은 류 전 대사대리의 탈북 및 국내 입국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북자 내지는 그에 준하는 분들이 (국내에) 들어온 상황에 관해선 확인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면서 "확인하지 않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은 자유를 꿈꾸는 북한 외교관들의 대한민국 입국 행렬을 막을 수 없을 것이고 고위급 탈북자의 망명은 너무도 당연한 역사적 진리를 웅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로 재직하다 2016년 한국으로 망명했다.

한편 류 전 대사대리의 장인인 전일춘이 책임자로 있는 북한 노동당 39호실은 마약거래, 밀수, 위조지폐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김씨일가의 비자금 및 통치자금을 마련하는 북한의 대표적 외화벌이 조직이다.
39호실은 현재 북한 전역과 해외 각지에 지도국, 무역회사, 기업소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