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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초유의 사태 속 "환골탈태 쇄신…재보선 불출마 고심"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27 06:00

수정 2021.01.27 09:16

대표단, 성추행 사건 수습책 논의
지도부 총사퇴는 고려하지 않아
정의당 김윤기 대표직무대행 등 당직자들이 26일 오후 회의를 시작하면서 모두 일어나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 News1 DB /사진=뉴스1
정의당 김윤기 대표직무대행 등 당직자들이 26일 오후 회의를 시작하면서 모두 일어나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 News1 DB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이틀째인 26일 정의당은 밑바닥에서부터 쇄신하겠다고 환골탈태를 다짐했다. 특히 당 존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제기되자 정의당은 오는 4·7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빠르게 수습 방안을 찾아 가고 있다. 다만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돌아선 민심을 수습하기에는 당분간은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26일 김종철 전 대표의 장혜영 의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 "가해자가 어떤 직위와 위치에 있음에 상관하지 않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사건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정의당의 원칙은 변함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어제 우리 당의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큰 충격과 심려를 끼치게 돼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밑바닥부터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면서 "장혜영 의원의 용기와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철저한 쇄신의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 의원 후임으로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대변인을 맡게 된 류호정 의원은 이번 성추행 사건에 대해 "'정의당도 다르지 않았다'라는 비판에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류 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모든 것을 바닥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할 일"이라면서 "어떠한 비판과 비난도 피할 수 없다. 부단히 혼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비공개 대표단 회의를 거쳐 27일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수습 방안을 속도감있게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30일 전국위원회에서 보궐선거 계획과 쇄신 대책을 최종 의결할 계획이다.

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총사퇴와 관련한 질문에 "김종철 전 대표의 개인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 이런(지도부 총사퇴)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오는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부산시당, 서울시당의 의견을 수렴 중이고, 내부적으로 논의들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혁신안을 준비하고 있는 배복주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을 단순하게 개인의 일탈행위로만 규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배 본부장은 "조직문화가 성차별·성폭력을 용인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 대해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행위의 경중을 따지며 '그 정도야' '그 정도로 뭘 그래'라며 성추행에 대한 판단을 개인이 가진 통념에 기반해서 해버리게 된다"며 "이 또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고 말했다.
당사자들의 음주 여부에 대해서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데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다"라며 "음주는 이 사건과 상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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