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언론이 특정 지역이나 집단 및 개인에 대한 차별적 또는 경멸적 표현을 사용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금지 시정권고 결정 건 전년 대비 큰 폭 증가
30일 언론중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차별금지 심의기준을 위반한 사안에 대한 시정권고 건수는 총 110건이다. 이는 지난 2019년 9건에 비해 약 1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차별금지 관련 110건의 시정권고 결정 중 코로나19 보도 관련 건수는 모두 100건으로 전체의 91%에 달했다.
해당 심의기준 위반 내용은 코로나 방역 관련 보도를 하면서 방역과 무관한 ‘게이클럽’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등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할 수 있는 내용이 78건,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 5,60대 남성을 비하하는 ‘오륙남’이란 표현을 사용해 특정연령 및 성별에 대한 편견을 심어 줄 수 있는 보도가 11건이었다.
이밖에 특정지역이나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대구 코로나’, ‘연쇄전염마’ 등의 표현에 대해서도 시정권고 결정이 내려졌다.
■인용보도 시 여론조사 필수고지 항목 간소화
한편, 언론중재위원회는 지난 1월 27일 2021년도 제1차 시정권고소위원회를 열어 여론조사 보도관련 시정권고 심의기준을 개정, 이미 공표·보도된 여론조사 인용 시 고지해야 하는 항목을 조사의뢰기관과 조사기관, 조사일시 등 3가지로 간소화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심의기준 개정은 언론이 이미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보도할 때 10여 가지의 필수고지항목을 모두 밝히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기사를 접하는 독자들이 원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서를 제공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공표한 ‘2020년도 시정권고 결정 현황’에 따르면 가장 빈도가 높은 심의기준 위반 유형은 사생활 침해로 모두 188건(20.1%)이었다. 기사형 광고가 157건(16.8%), 자살보도 관련이 112건(12.0%)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매체유형별로는 인터넷신문에 대한 시정권고 결정이 793건(84.8%)이었고, 일간지 77건(8.2%), 뉴스통신 57건(6.1%) 등의 순이었다.
언론중재위원회 관계자는 “2021년에는 국민적 우려가 높은 인격권 침해논란 사안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고, 심의기준을 개정·보완해 사회변동에 따른 새로운 법익침해 유형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시정권고제도의 사회적 역할을 제고해나가겠다”고 전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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