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걸리자 "야동 봤다"고 둘러댄 30대男 벌금형 [이주의 젠더판례]

사진=뉴스1

새로 만나는 여성을 상대로 불법촬영을 시도하다 걸리자 "야동을 봤다"고 둘러댄 3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만난지 얼마 안 된 여성을 상대로 불법촬영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성인 영상물을 보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을 뿐 여성을 촬영할 의사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피해 여성은 A씨가 휴대폰에서 영상을 녹화하기 위해 빨간 버튼을 누른 상태였다고 하는 등 구체적인 진술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성관계 영상 등을 휴대폰으로 보는 성적 취향이 있다면 당시 피해자에게 이를 그대로 설명하거나 피해자에게 휴대폰을 바로 보여주는 등 불법촬영을 안 했다는 것을 입증했으면 됐다"며 "이후 굳이 휴대폰을 들고 화장실을 갔던 것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의 범행 미수 죄는 충분히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피고인이 동종 성폭력 전과가 없고 이 사건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e-mail]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