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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선장 제외 선원 19명 억류 해제..최종건, 이란측과 통화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2 22:51

수정 2021.02.02 22:51

이란측 최종건과 통화, 선장과 선박 제외하고
한국인 4명 등 총 19명의 선원 억류 해제키로
최종건, 동결자금 문제 속도감 있게 해결키로
미국과 조율 부분에서도 협의 '투명하게' 진행
선장과 선박은 현지 억류 지속될 것으로 전망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9797t)가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고 있는 모습 사진은 이란 국영 방송 IRIB가 공개한 현장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9797t)가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고 있는 모습 사진은 이란 국영 방송 IRIB가 공개한 현장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란 정부가 걸프해역 해양오염 물질 배출 혐의로 억류했던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의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 19명을 억류 해제하기로 했다. 2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오후 6시 50분부터 약 30분 동안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차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최 차관은 전화 통화에서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 선박과 한국인 선원 5명을 포함한 20명의 선원에 대한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이에 아락치 차관은 선장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 19명의 억류를 해제하기로 했다. 다만 선박의 억류는 지속된다. 억류된 인원은 총 20명으로 한국 국적이 5명, 미얀마 국적이 11명, 베트남 국적 2명, 인도네시아 국적 2명이다.


최 차관은 이란측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잔류 예정인 선장과 선박 또한 조속히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이란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만나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사진=뉴시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만나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사진=뉴시스


아락치 차관은 사법절차가 진행중인 동안 선장에 대해 인도적 처우와 충분한 영사조력을 보장할 것임을 약속했고 한-이란 양측은 현 상황의 조속한 종료를 위해 상호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

정부는 선사 및 억류 선원 가족과 수시로 소통 및 상황을 공유하면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영사조력을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고, 선장과 선박에 대한 억류가 해제될 때까지 이란 측과의 협의 등 최대한의 노력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또 정부는 억류된 선박 및 화물의 유지, 관리 필요성 등을 감안해 억류 해제되는 선원들의 인수와 귀국을 포함한 이동에 관해 선사측과도 협의하고 있다.

이번 통화계기 양국 차관은 한-이란 신뢰회복의 중요한 첫걸음을 양국 정부가 시작했다면서, 동결된 원화자금 문제 해결을 통해 서로가 어려울 때 돕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회복해 나가자는데에도 공감했다.

최 차관은 이란 동결자금 관련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면서, 미국측과 협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미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해 나갈 것임을 이란측에 설명했다. 양측은 동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외교당국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한국케미호와 선원들은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가던 중 걸프해역에 해양오염 물질을 배출했다는 혐의를 받아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고, 이후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에 억류됐다.

이란측은 이번 사태가 기술적인 문제고 또한 사법적 문제로 정치적 문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한국 내 동결된 7조원이 넘는 이란의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한국은 미국의 대이란제재에 동참, 국내에 있는 이란의 원유수출대금을 동결한 바 있다.

사건 발생 이후 외교부는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이 이끄는 신속대응팀을 현지로 급파했고 현지 주이란대사관도 억류 지역으로 이동, 3회에 걸쳐 영사접견을 하는 등 영사조력 활동을 벌였다.


또 사건 발생 후 엿새 뒤인 10일 최 차관은 억류 사태 해결을 위해 이란으로 출장을 떠났고 이란 현지에서 각급 인사를 면담하는 등 한-이란 고위급 회동을 통해 억류 사태의 조기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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