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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란, 나포했던 韓 선원 석방...선장 및 선박은 잔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2 22:43

수정 2021.02.02 22:43

지난달 4일(현지시간) 페르시아만에서 한국 국적의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되고 있다.AP뉴시스
지난달 4일(현지시간) 페르시아만에서 한국 국적의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부터 한국 화물선 ‘한국케미’호와 선원 20명을 억류중인 이란 정부가 2일(현지시간) 선원들의 출국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 IRAN통신을 통해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페르시아만의 해양 오염 혐의로 억류되어 있던 한국 선박의 선원들에게 출국 허가를 내줬다”며 “이란 정부의 인도주의적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선박과 선장의 위법행위에 대한 조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선장과 선박 자체는 당분간 이란에 머무를 전망이다.

하티브자데는 이날 발표에서 한국의 최종건 외무부 1차관과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차관이 전화 통화를 했다며 "양측은 자원(한국 내에 묶인 이란의 석유 대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기제를 논의했다"고 알렸다.
이어 "한국 측은 가능한 빨리 이들 자원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와 노력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9797t 규모의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는 지난달 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로 향하던 도중 페르시아만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게 나포되었다. 이란 정부는 해당 선박이 반복적으로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등 환경 오염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한국 내 선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선박은 이란 남부 항구도시인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되었으며 선박에는 한국인 5명(선장 1명·항해사 3명·기관장 1명)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미얀마인 등 선원 20명이 타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란 정부는 지난달 11일 한국 정부와 접촉에서 미국의 제재 때문에 한국에 묶인 이란의 석유대금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한국과 이란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승인 아래 원화결제계좌로 상계 방식의 교역을 진행했다. 이란에서 원유와 초경질유(가스콘덴세이트)를 수입한 한국 정유·석유화학 회사가 국내 은행 2곳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 수입 대금을 입금하면, 이란에 물건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해당 계좌에서 대금을 받아 가는 형식이다.

국내 은행 2곳은 2019년 9월 미국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서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제재 수준을 올리면서 해당 계좌 운용을 중단했다. 한국에 묶인 이란 자금은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 규모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최 차관이 이끄는 대표단과 회동에서 "한국이 이란의 자산을 동결한 것은 큰 실수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포 문제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 의회의 모즈타파 졸누리 국가안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가진 화상 회담에서 "한국이 이란의 동결된 자산을 신속히 돌려주면 억류 해제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당시 통화에서도 “한국 선박 나포는 환경오염 때문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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