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싯, 스푸트니크V 임상3상 예방효과 91.6%로 높아
다급해진 EU 도입과 위탁 생산까지 추진
해외 승인 미비와 불신 해소가 관건
다급해진 EU 도입과 위탁 생산까지 추진
해외 승인 미비와 불신 해소가 관건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의 도입 뿐만 아니라 위탁생산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개된 임상실험 결과 그동안 제기됐던 안전에 대한 불신도 크게 해소돼 서방국가에서 개발한 백신과 함께 널리 사용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이 스푸트니크V 백신을 독일을 비롯한 EU 회원국에서 생산하는 것을 러시아측과 논의 중인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독일 생물공학기업 IDT 비오기카와 스푸트니크V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EU내에서는 생산과 배포 차질로 미국과 이스라엘, EU에서 탈퇴한 영국 보다 백신 접종이 부진하자 불만이 커져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스푸트니크V 백신 임상3상 결과 예방효과가 91.6%로 높았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동료검증을 마친 내용에서 2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결과 부작용이 없었으며 고령자에게도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랜싯은 이번에 나온 임상3상 결과로 스푸트니크V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동참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러시아측은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스푸트니크V 백신이 EU를 포함해 해외에도 보급된다면 빠른 개발 속도로 비판을 받았던 러시아의 과학과 의학 분야가 신뢰를 얻고 글로벌 백신 경쟁을 독려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중대한 승리를 안기게 될 것으로 보도했다.
스푸트니크V는 현재 러시아 외에 벨라루스와 세르비아 등 15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7개국에서 200만여명이 이 백신을 접종 받았다. 현재 구매 계약을 마쳤거나 관심을 보이고 있는 물량도 약 24억회 분이라고 WSJ는 전하고 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의 강점은 가격으로 도스당 10달러 미만으로 저렴해 특히 개도국들의 도입이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 백신을 사용하는 국가에서 코로나 백신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러시아는 배포 속도를 높이기 위해 1회 접종만 필요한 '스푸트니크 라이트'도 계획하고 있다. 이 백신의 예방효과는 73~85%로 알려졌다.
아직 해결해야 될 과제로 유럽의약품청(EMA)을 비롯한 세계 주요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과 아직도 남아있 러시아 백신에 대한 불신 해소다.
영국 설문조사기관 입소스MORI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러시아인들의 46%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피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것은 전월보다 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한편 최근 고령자에 대한 효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에 대해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모든 연령대가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EMA는 지난달 29일 이 백신의 접종을 승인했으나 벨기에와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EU 국가들은 고령자에는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65세 이하 주민들에게만 이 백신을 접종받도록 조치했다. 영국과 아스트라제네카를 합작으로 운영하고 있는 스웨덴까지도 고령자 접종을 중단시켰다.
행콕 장관은 BBC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예비 연구에서 1차 접종후 3개월동안 76%의 예방효과를 보였으며 최소 12주가 지난후 2차 접종을 받으면 효과는 더 높아진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 백신 연구그룹을 이끌고 있는 앤드루 폴러드는 고령자들도 젊은 성인 만큼 면역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의 백신을 혼용해 접종하는 연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각각 다른 백신을 접종시켜 효과가 좋을 경우 특정 백신만 고집하지 않으면서 접종을 보다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한 시도로 결과는 6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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