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과거 생계형 보험사기서 지능형·조직화형 보험사기로 진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있지만 효과 미비해 개정 목소리 높아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있지만 효과 미비해 개정 목소리 높아
[파이낸셜뉴스] #'뒷쿵', 자동차 1대에 4~5명이 탑승한 후 도로상에서 '신호 위반', '차선 변경'을 하는 차들을 대상으로 고의 사고를 내며 사고 1회당 기본 100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타낸 20대 '보험빵 대통령'. #'셰어링카 꼼수', 비교적 빌리기 쉬운 공유차량으로 고의 사고를 내 보험업체로 1억5000만원가량의 보험금을 받은 일당.
최근 인터넷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보험사기 사례들이다. '뒷쿵'과 '셰어링카 꼼수'의 경우 운전자 이외 탑승자는 피해자들로 분류돼 보험금을 대거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악용했다. 이처럼 보험사기는 수단이 다양해지고 공모할 수 있는 통로도 다원화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과거 생계형 보험사기가 만연했던 것에 비해 최근엔 10·20대 젊은 층 위주의 보험사기가 증가,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조직화된 보험사기가 출연했다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이에 보험업계에선 법과 제도 강화를 통해 보험사기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전환하고 경각심을 고조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016년 9월 보험사기 방지와 처벌을 위한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조직화된 청년층 보험사기 급증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역대 최대인 4526억원으로 2018년(4000억원)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500억원 이상이 증가했다. 적발인원 또한 47417명으로 2018년 상반기(38687명) 대비 9000명 이상이 늘었다. 적발된 보험사기의 대부분은 손해보험에서 발생했고, 장기손해보험과 자동차 보험사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10·20대 청년 보험사기가 전년(2019년) 동기 대비 28.3%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무직자, 학생 등을 중심으로 SNS, 온라인카페에서 '뒷쿵' 등 보험사기를 위해 공모하는 행위가 횡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렌트하기 쉬운 셰어링카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셰어링카를 빌려 탑승자를 최대한 채운 뒤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 가는 수법이다. 이 같은 방식을 사용하면 운전자만 자기부담금을 내고 나머지 탑승자들은 피해자로 분류돼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의 금액이 훨씬 크다. 일부 젊은 층 사이에서 보험사기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팽배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마음먹고 하면 어떤 형태로든 할 수 있어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 개선과 엄격한 형 집행 등이 밑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계 직면한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도 개선 목소리
이에 업계에서는 2016년 제정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행법 상에서는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아 특별법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 지난해 21대 국회에선 보험사기로 확정 판결을 받은 이에게 지급받은 보험금을 반환할 의무를 부여하는 등 보험사기 방지 및 처벌 강화를 위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4건이 발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발의안들은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인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시행된 지 꽤 됐는데도 효과가 미약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법과 제도 강화와 교육 선행으로 보험사기 경각심을 심화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 김준혁 인턴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