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본부장 WTO 사무총장 후보 사퇴 공식 발표
"美 등과 협의..여러 사안 종합 고려해 사퇴 결정"
지난해 6월 출마 선언이후 7개월여간 도전 마무리
"美 등과 협의..여러 사안 종합 고려해 사퇴 결정"
지난해 6월 출마 선언이후 7개월여간 도전 마무리
[파이낸셜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직을 사퇴했다.
5일 산업부는 유 본부장의 후보직 사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컨센서스(의견일치) 도출을 위해 미국 등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WTO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 각종 사안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후보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본부장은 "WTO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WTO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에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회원국들의 컨센서스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동맹국인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과 합의를 거쳐 사무총장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본부장은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책임 있는 통상강국으로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해나갈 것이다. 특히 WTO 개혁·디지털경제·기후변화(환경) 등을 포함한 세계적 이슈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무총장 선거를 통해 더 높아진 대내외적인 기대치에 부응하면서 우리 국가적 위상을 계속 드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WTO 개혁을 이뤄내겠다"며 WTO 사무총장 출마를 선언한 유 본부장의 7개월여간 도전이 막을 내렸다. 한국인 최초 WTO 사무총장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WTO는 지난해 6월부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총 3차례의 라운드(회원국 협의)를 진행했다. 유 본부장은 1,2차 라운드를 거쳐 8명의 후보자 중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정부는 우방국에 유 본부장 지지를 요청하며 사무총장 선거전을 총력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 최종 선호도 조사에서 응고지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WTO는 응고지를 사무총장 후보로 추대하려 했으나,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유 후보를 지지하면서 응고지 추대안은 부결됐다. 결국 WTO 사무총장 추대는 미국 대선(2020년 11월) 이후로 연기됐다.
그간 유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 후보 사퇴를 유보했다. 외교적 부담 등을 고려해 유 후보가 용퇴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도 우리 정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난달 20일 출범한 미국 바이든 정부 인사 등과 우리 정부는 유 후보 거취를 놓고 논의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유럽연합(EU), 아프리카, 중국, 일본 등이 지지한 응고지 후보를 미국도 지지한 것이다.
유 본부장 사퇴에 따라 WTO 일반 이사회는 회원국과 협의해 차기 사무총장 추대 일정을 정하고, 이달 중 응고지 후보를 추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응고지는 WTO 최초 여성 사무총장이 된다.
WTO 사무총장은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지난해 8월 임기 중에 물러난 이후 현재까지 공석이다. WTO는 사무총장을 164개 회원국의 컨센서스로 추대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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