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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WTO 사무총장 후보 사퇴.."美와 합의"(종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5 17:38

수정 2021.02.05 17:38

유 본부장 WTO 사무총장 후보 사퇴 공식 발표
"美 등과 협의..여러 사안 종합 고려해 사퇴 결정"
지난해 6월 출마 선언이후 7개월여간 도전 마무리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스1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직을 사퇴했다.

5일 산업부는 유 본부장의 후보직 사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컨센서스(의견일치) 도출을 위해 미국 등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WTO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 각종 사안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후보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본부장은 "WTO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WTO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에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회원국들의 컨센서스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동맹국인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과 합의를 거쳐 사무총장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본부장은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책임 있는 통상강국으로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해나갈 것이다. 특히 WTO 개혁·디지털경제·기후변화(환경) 등을 포함한 세계적 이슈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무총장 선거를 통해 더 높아진 대내외적인 기대치에 부응하면서 우리 국가적 위상을 계속 드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WTO 개혁을 이뤄내겠다"며 WTO 사무총장 출마를 선언한 유 본부장의 7개월여간 도전이 막을 내렸다. 한국인 최초 WTO 사무총장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WTO는 지난해 6월부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총 3차례의 라운드(회원국 협의)를 진행했다. 유 본부장은 1,2차 라운드를 거쳐 8명의 후보자 중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정부는 우방국에 유 본부장 지지를 요청하며 사무총장 선거전을 총력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 최종 선호도 조사에서 응고지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WTO는 응고지를 사무총장 후보로 추대하려 했으나,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유 후보를 지지하면서 응고지 추대안은 부결됐다. 결국 WTO 사무총장 추대는 미국 대선(2020년 11월) 이후로 연기됐다.

그간 유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 후보 사퇴를 유보했다. 외교적 부담 등을 고려해 유 후보가 용퇴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도 우리 정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난달 20일 출범한 미국 바이든 정부 인사 등과 우리 정부는 유 후보 거취를 놓고 논의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유럽연합(EU), 아프리카, 중국, 일본 등이 지지한 응고지 후보를 미국도 지지한 것이다.

유 본부장 사퇴에 따라 WTO 일반 이사회는 회원국과 협의해 차기 사무총장 추대 일정을 정하고, 이달 중 응고지 후보를 추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응고지는 WTO 최초 여성 사무총장이 된다.

WTO 사무총장은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지난해 8월 임기 중에 물러난 이후 현재까지 공석이다.
WTO는 사무총장을 164개 회원국의 컨센서스로 추대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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