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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차-애플 논란에 외신도 관심, '너무 새어나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8 13:50

수정 2021.02.08 13:50

애플 로고.로이터뉴스1
애플 로고.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현대·기아차 주가가 8일 ‘애플카’ 관련 발표 이후 급락하면서 외신들 역시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애플카 협업 소식이 공식 발표 이전에 너무 많이 새어나갔다며 ‘비밀엄수’를 강조하는 애플이 거래 자체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CNBC,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주요 경제 매체들은 8일 보도에서 현대·기아차 주가가 오전장에 5~10% 가까이 급락했다고 전했다. 양사는 이날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이어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에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선언한 애플은 지난해 시스템 판매가 아닌 완성차 제작으로 선회했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하기 위해 접촉했다. 지난달부터 국내외 언론에서는 애플이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기아차 공장에서 애플카를 만든다는 주장이 흘러나왔다. 일본 다이와증권의 정성엽 애널리스트는 CNBC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지난달 8일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에 투자한 자금이 각각 9157억원, 7988억원 규모라고 추정했다. 그는 기아차 주가의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3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기업간 거래에서 비밀 유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지만 현대차그룹과 협업 소식이 이미 한국 및 국제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다면서 “애플이 그 점을 좋게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CNBC는 지난달 14일 보도에서 애플이 비밀유지 협약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애플과 거래하는 기업은 공기업이든 주요 고객사든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애플은 파트너들에게 공개 발표나 언론 등에 ‘애플’을 언급하지 말라고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품 발표에서 세상을 놀라게 해야 한다는 애플의 마케팅 전략과 연관된 전통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현대와 기아의 입장에서는 약간의 의견충돌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양사 모두 애플의 하청기업이 되길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추정했다. 그는 “내 생각에 현대차그룹은 애플의 강력한 소프트웨어 역량에서 무언가 얻어갈 것을 찾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내부 관계자는 지난 3일 CNBC를 통해 관계자는 CNBC를 통해 애플이 애플카에 들어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통제하면서도 북미에서 생산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카는 만약 기아차 공장에서 만들어지더라도 기아의 모델이 아닌 애플 브랜드로 제작된다.
소식통은 “현대차그룹 외에 다른 완성차 업체도 애플과 거래할 수 있으며 다른 업체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양사의 협상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양사의 협상이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상태는 양측의 일시적인 협상 중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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