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35)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다운(36)이 파기환송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는 10일 강도살인, 사체유기, 강도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파기환송심에서 환송 전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파기환송 전 법원에서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직접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은 공범들이 피해자들을 살해했다고 주장하나 이들이 살해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19년 4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인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같은 해 9월 선고를 앞두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김씨는 이씨의 동생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으려는 계획을 세운 혐의(강도음모)로 추가 기소됐고, 재판부는 두 사건을 병합하면서 선고를 미루고 재판을 속행했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에게 각각의 사건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지만 1심 재판부는 추가 기소된 '강도음모' 혐의 사건 병합 과정에서 김씨에게 참여재판 희망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재판을 진행, 지난해 3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인 수원고법은 1심의 절차상 중대한 하자를 지적하고 지난해 10월 파기 환송 판결을 내렸다. 파기 환송 후 김씨는 참여재판 희망 의사를 유지했지만, 파기환송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5부는 이를 불허하고 일반 형사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참여재판 확인 절차를 밟은 사건은 그대로 두고, 절차를 누락한 '강도음모' 혐의 사건에 관한 증인을 2명 불러 신문하는 등 2개월간 준비기일을 합쳐 6차례의 공판을 진행한 뒤 이날 선고했다.
김씨는 2019년 2월 25일 오후 경기 안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현금 5억원과 고급 외제 승용차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고용한 박모씨 등 중국 교포(일명 조선족) 3명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뒤 이씨의 아버지 시신을 냉장고에 넣어 평택의 한 창고로 옮기고, 이씨의 동생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도 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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