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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붙이는 주사 '마이크로니들' 바이오업계 블루칩으로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0 16:46

수정 2021.02.10 16:46

2030년 시장규모 1조 돌파 전망
100만분의 1m두께 미세침 이용
통증 없고 약물전달 효율도 높아
쿼드메디슨 등 바이오벤처들
제약사와 손잡고 공동개발 돌입
피부에 붙이는 주사 '마이크로니들' 바이오업계 블루칩으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몸에 붙이는 미세한 주사바늘'인 마이크로니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벤처들은 마이크로니들 기술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약사들과 공동연구개발에 돌입했다. 마이크로니들은 백신, 바이오의약품 등 다양한 약물을 접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통증이 없고, 의료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이 때문에 높은 부가가치를 갖춘 유망 신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에도 접목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이란, 수백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두께의 미세침을 이용해 피부 장벽 내부로 약물을 전달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마이크로니들은 5가지 형태가 있다. 일부에선 '파스처럼' 붙이는 패치형 무통주사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약물이 담긴 미세침을 몸에 붙이면 피부에 구멍을 내고 약물을 전달하는 식이다. 기존 주사제와 달리 통증이나 2차 감염과 같은 부작용이 없으며 약물 전달 효율도 높은 것을 전해졌다.

■마이크로니들 개발열기 고조

10일 업계에 따르면 라파스, 쿼드메디슨, 신신제약, 대웅테라퓨틱스 등이 잇따라 마이크로니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대량 양산 기술 DEN을 기반으로 제약사와 백신 및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보령제약과 알츠하이머 치료 패치제, 스테르젠스그리어와 알레르기 면역 치료 패치를 개발 중이다. 각각 식약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2017년 설립된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인 쿼드메디슨은 LG화학과 B형간염 백신 마이크로니들을 공동개발해 올해 임상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LG화학이 생산한 5종 백신을 제공받아 마이크로니들에 탑재하는 제형과 공정기술도 개발 중이다. 한림제약과도 협업해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탈모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신신제약은 지난해 9월부터 마이크로니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는 전립선비대증 치료 마이크로니들 패치 전임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대웅테라퓨틱스는 성장호르몬 전달(성인 및 소아) 마이크로니들 전임상 단계에 돌입했다. 현재 성장호르몬 주사는 대부분 소아 환자인 특성상 주사보다는 바늘 공포를 줄이는 마이크로니들 제형으로 개발 시 큰 장점이 있다.

마이크로니들 시장은 향후 10년내에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는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시장이 2015년도 4억7000만달러(5279억원)에서 2019년 6억2160만달러(6916억원)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2020년은 6억4400만달러(7165억원)규모로 연평균 6.5%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12억390만달러(1조3521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니들은 크게 화장품과 의약품으로 사업이 나뉜다. 화장품은 공산품으로 분류돼 진입장벽이 낮다. 반면 의약품 마이크로니들은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복합적으로 결합한 융복합혁신제품 등으로 분류돼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기관의 품목허가를 받아야한다. 마이크로니들 전문 바이오텍들이 대량생산 시스템 기술을 갖추고 제약사와 공동연구해 의약품을 만드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의약품 마이크로니들이 품목허가를 획득한 곳은 없다. 식약처에서도 현재 의약품 마이크로니들 허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의약품 업체중 마이크로니들 개발 선두업체는 미국의 조사노파마이다. 쓰리엠(3M), 코리움 등도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적용도 연구

마이크로니들을 백신으로 활용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피부 표피층에 있는 랑게르한스세포는 면역에 관여하고 항원을 인식한다. 이 때문에 피부층을 타깃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마이크로니들은 백신 접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기할 수 있는 기술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유사시 자가접종이 가능하고 의료폐기물이 적은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최인선 연구원은 "마이크로니들은 고체 제형이기 때문에 상온에서 백신을 유통할 수 있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백신연구소, 게이츠재단 등이 국내 개발 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마이크로니들을 코로나19 백신접종에 응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최근 라파스는 유전자 재조합 박테리아 기반 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 예방 백신의 중화항체 형성과 면역 방어능을 확인했다. 신신제약도 지난해 9월부터 코로나19 치료 마이크로니들 패치 전임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쿼드메디슨은 가천대와 함께 라이트펀드로부터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DNA 백신을 세포 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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