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5000원·숙박 1500원…제주환경보전기여금 입법화 속도

제주도, 실행방안 놓고 워킹그룹 본격 가동…국민공감대·관광업계 설득 관건
원희룡 지사 "환경보전 강화 실질 수단" 강조…제주특별법에 조항 신설 추진

카페 열풍에 '플라스틱 컵 무덤'으로 몸살 앓는 제주 해변. [뉴스1DB]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가 환경자산 이용자에게 환경보전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제주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9일 '환경보전기여금 실행방안 마련을 위한 워킹그룹'은 영상으로 제1차 회의를 가졌다.

워킹그룹에는 전문가 8명과 공무원 7명이 참여하고 있고, 위원장은 민기 제주대 교수(행정학과)가 맡았다. 워킹그룹은 이날 회의에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과정에서 문제점과 추진방향, 활동계획 등을 공유했다. 워킹그룹은 제도의 조기 입법화 추진을 위해 구성된 가운데, 앞으로 환경보전기여금 실행 논리 강화와 징수 불편 최소화를 위한 부과징수 방안 마련, 국민 공감대 형성 등 환경보전기여금 실행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

앞서 한국지방재정학회는 2018년 5월 '환경기여금제도 도입 타당성 용역'을 통해 환경보전기여금 부과액으로 숙박 1인당 1500원, 렌터카 1일 5000원(승합 1만원, 경차·전기차 50% 감면), 전세버스 이용 요금의 5%를 제시했다. 원인자 부담 원칙에 근거, 제주 여행객에게 생활폐기물과 하수, 대기오염, 교통혼잡 등 환경처리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용역 결과, 제주에서 처리하는 생활하수도 관광객에 의해 22.7%가 발생하고 있고, 처리비용은 연간 56억3200만원으로 추산됐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치도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 특별법’을 개정해 도민을 제외한 관광객에게 환경보전기여금을 부과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경삼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는 환경책임성을 함께해 청정제주 보존을 위한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해 10월25일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발표하면서 "제주 환경을 지키는 것에 모든 국민이 참여해야 한다"며 "환경 보전 강화의 실질적 수단으로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사실상 ‘입도세’라는 불만이 나올 가능성도 짙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환경기여금의 성격을 '환경 보전에 협력하는 비용'이라는 의미에서 '협력금' 또는 '기여금'에 가깝다고 설명하고 있다.

[e-mail]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