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징계수위에 관심 집중돼
경고, 벌금, 출장정지, 임의탈퇴 가능
연맹·협회, 구단징계 후 추가징계 검토
제명·탈퇴 등 중징계 요구 여론 높아 주목
[파이낸셜뉴스] 여자배구 국가대표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사건이 논란이 되자 소속팀과 연맹이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인정한 학교폭력이 현행법이 금지한 범죄행위로, 공소시효 만료에도 징계가능성은 충분하다.
경고, 벌금, 출장정지, 임의탈퇴 가능
연맹·협회, 구단징계 후 추가징계 검토
제명·탈퇴 등 중징계 요구 여론 높아 주목
실제 프로야구 등 타 분야 프로스포츠에선 학교폭력으로 선수를 중징계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씨 자매가 억대연봉을 받는 리그 유명 스타라는 점에서 잘못에 합당한 징계를 내릴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이들의 학교폭력이 심각한 수준임에도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이 어렵다는 점에서 구단과 연맹, 협회의 징계가 관심을 모은다.
■늦어지는 이재영·다영 징계··· 수위는?
12일 체육계에 따르면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게 어떤 징계처분을 내릴지를 두고 배구계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두 선수에게 징계권을 갖고 있는 건 세 단체다. 소속팀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리그를 운영하는 한국배구연맹(KOVO), 국가대표팀을 관리하는 대한민국배구협회다.
세 단체 모두 이재영, 다영 자매에게 징계권을 갖고 있으며 폭력과 단체에 대한 명예실추 등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하는 게 가능한 상태다. 연맹과 협회는 소속팀 징계가 우선이라며 한 발 물러서 있지만, 소속팀 징계 이후 추가처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선 흥국생명의 징계는 불가피하다. 대중적 관심과 프로스포츠의 책임, 구단 기강 측면에서 징계하지 않을 방도가 없다. 다만 그 수위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가장 높은 징계는 임의탈퇴다. 소속팀이 계약을 해지하고 방출하며 타 구단에도 이적할 수 없도록 묶어두는 조치다. 야구와 축구, 농구 등 국내 모든 프로스포츠가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 흥국생명 에이스인 김연경 선수도 과거 구단과 갈등이 생겨 흥국생명이 임의탈퇴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해외리그로 이적 시에는 효력을 발효할 수 없지만 이재영, 다영 선수의 실력과 가치를 고려할 때 치명적인 처분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계약관련 문제로 김연경 선수를 임의탈퇴시킨 전력이 있는 흥국생명이 여자프로배구 역사상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재영, 다영 선수의 학교폭력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출장정지와 벌금도 가능하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에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하는 건 선수생명과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연히 관련 수당도 받을 수 없다. 직접적으로 벌금 부과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흥국생명은 사과문에서도 징계와 관련한 내용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단순 경고부터 제명까지··· 봐주기냐 일벌백계냐
연맹과 협회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속팀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자체 규정에 따라 이씨 자매에 대한 독자적 처분이 충분히 가능하다.
연맹 상벌규정은 ‘사회의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소속 선수에 다음과 같은 징계를 할 수 있다. △제명 △자격정지 △영구 출전정지 △일시 출전정지 △제재금 △사회봉사활동 △경고 등이다.
협회 역시 스포츠공정위원회규정에 따라 폭력이나 품위 훼손 등을 이유로 제명과 자격정지, 출정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다만 배구협회에 학교폭력으로 전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킨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배구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예단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참고로 프로야구계에선 2017년 발생한 학교폭력으로 NC 다이노스에 1차 지명된 김유성 선수가 지난해 지명철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18년엔 넥센 히어로즈가 고교 시절 방망이로 후배들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안우진 선수에게 5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해 ‘솜방망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A)는 3년 자격정지를 추가로 내려 사실상 국가대표에 설 수 없는 처분을 강행해 주목을 받았다.
이들 사건에 비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정도가 훨씬 큰 이재영, 다영 자매 사태에 배구협회와 연맹, 구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배구팬을 넘어 전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재영, 다영 자매는 선수로 활동하던 중학교 시절 동료 선수를 협박하고 상습 폭행 및 금품갈취를 한 사실이 폭로돼 논란을 빚었다. 이들은 즉각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폭로자는 총 20여가지 폭력 의혹을 제기했는데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숙소에서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심부름을 시킨 뒤 거절하자 칼을 가져와 협박 △더럽고 냄새가 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발언 △학부모가 사주는 간식을 먹지 말라고 협박 △시합에서 패배하자 방에 집합시켜 가혹행위 △자주 돈을 빼앗음 △부모님에 대한 모욕 △상습적인 폭행 △일부 학생들에게 위와 같은 행위 강요 등이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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