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과도한 공매도 비율 줄이되, 경영진 감시 등 순기능 살려야" [fn이사람]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4 18:11

수정 2021.02.14 18:11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공매도 불만 심화 원인으로
‘제도의 불투명성’ 꼽아…
공매도 폐지에 경계심 드러내
"과도한 공매도 비율 줄이되, 경영진 감시 등 순기능 살려야" [fn이사람]
"공매도 세력과 개인, 양측 모두에게 순수하지 못한 의도를 가진 이들이 있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세계 증시에 큰 파란을 일으켰던 게임스톱 사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게임스톱 사태는 헤지펀드 등 공매도 세력에 대항한 '개인들의 반란'으로 출발했지만, 결국 패자는 대다수의 개인으로 끝나가는 모양새다. 게임스톱 주가는 한때 483달러까지 치솟으며 일부 헤지펀드들을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었으나 이후 주가는 90% 넘게 폭락했다.

이 센터장은 "일부 헤지펀드가 과도한 이득을 노리고 공매도를 친 부분이 있는 반면, IT의 발달에 따른 실시간 정보 확산 기능을 통해 '쏠림현상'을 일으켜 이득을 본 세력도 있다"며 "분노한 개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띄워 피해를 끼치는 일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공매도에 대한 개인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제도의 불투명성'을 꼽았다. 특히 주식을 빌리지 않고 없는 주식을 파는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2018년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가 일어난 뒤 공매도에 대한 개인의 '피해의식'이 커졌으나 이를 시스템적으로 막는 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제도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지 않도록 과도한 공매도 비율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매도 폐지'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센터장은 "공매도는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거나 경영진에 대한 감시 등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도 분명히 있다"며 "실례로 엔론의 분식회계와 리먼브러더스 사태, 루이싱커피 회계부정 사건 등은 금융당국보다 헤지펀드들이 먼저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매도 금지를 풀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얘기도 사실과 다르다"며 "프랑스, 이탈리아, 대만 등도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를 허용한 뒤 재개했지만 주가는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국내 증시를 움직일 변수로는 백신 접종 속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중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연말이나 내년 초 미국 테이퍼링 가능성이다. 올해는 안한다고 했으니 넘어가겠지만 시장은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며 "이외에 중국의 통화정책 가능성 등 하반기에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눈여겨볼 업종으로는 언택트, 반도체, 모빌리티, 녹색산업 등을 거론했다. 언택트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기술이 반도체이고, 모빌리티는 테슬라와 애플 효과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고 봤다.
또 녹색산업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적 수혜를 입을 것이란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리서치센터의 새로운 수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향후 운영 방침으로 "글로벌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고, 언택트 리서치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이를 위해 리서치센터의 인원도 기존보다 30% 보강할 계획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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