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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바다 얼음이 탄소를 심해에 가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6 10:03

수정 2021.02.16 10:03

극지연구소, 하천에서 온 탄소를 심해로 보내는 북극 바다얼음의 역할 밝혀
극지연구소와 세종대학교 등 국내 공동연구팀이 2017년 아라온호 북극항해 중 해수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제공
극지연구소와 세종대학교 등 국내 공동연구팀이 2017년 아라온호 북극항해 중 해수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극지연구소는 북극 바다 얼음이 하천에서 온 탄소화합물을 바다 깊은 곳으로 보낸다는 것을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정진영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고 하천수의 유입량이 증가하면서, 북극 해빙이 깊은 바다로 보내는 탄소의 양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극지연구소와 세종대학교 등 국내 공동연구팀은 2017년 하천으로부터 유입된 축치해의 유기탄소 화합물이 수심 약 200m까지 내려가는 현상을 확인하고, 북극 바다얼음 (해빙)의 형성과정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바닷물은 얼면서 염분을 내보내고, 염분은 얼지 않은 부분으로 모여 밀도를 높인다. 바다 표층에 녹아 있던 탄소화합물은 이 무거워진 물과 섞여서 가라앉게 된 것이다.


북극 해빙은 탄소를 심해로 옮기는 것 이외에도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빛을 반사해 북극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플랑크톤의 생태활동이나 바다와 대기간 탄소 교환 과정에도 영향을 준다. 북극 해빙의 변화를 여러 측면에서 연구하는 이유이다.

탄소화합물이 바다에 실려서 움직이는 것은 지구의 탄소순환 과정 중 하나로, 순환이 비정상적으로 일어나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학계가 탄소의 이동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북극해는 부피가 바다 전체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육지에서 배출되는 하천수의 10%가 이곳으로 모인다. 연구가 진행된 북극 축치해(Chukchi Sea)의 경우, 탄소화합물의 30~40%가 하천에서 유래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에도 녹지 않는 다년빙은 줄고, 녹았다가 다시 어는 단년빙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진영 책임연구원은 "지구의 탄소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됐다.

축치해 (Chukchi Sea) 해빙형성에 의한 탄소수송. 극지연구소 제공
축치해 (Chukchi Sea) 해빙형성에 의한 탄소수송. 극지연구소 제공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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