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딸·사위 탈북에도 '전 김정은 금고지기' 전일춘 TV 등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7 08:33

수정 2021.02.17 08:33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김정일,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해 북한 최고지도자의 '금고지기'로 불렸던 전일춘 전 노동당 39호실 실장이 북한 방송에 등장했다.

최근 사위인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아내, 자녀와 함께 탈북한 뒤 남한에 입국한 사실이 공개됐지만 이에 아랑곳않고 전 전 실장이 조선중앙TV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6일 '회고방송시간-학창 시절에 보여주신 숭고한 도덕의리의 세계' 소개편집물을 통해 전일춘 전 실장이 기억하는 김정일 위원장과의 일화를 선보였다.

전 전 실장은 "1960년 7월 남산고중을 졸업을 앞둔 때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는 담임선생님과 저희와 함께 대동강가에 나오셔서 대동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겨줬다"며 "1999년 1월에 저를 친히 부르시고 '김형남 선생님 생각이 요즘 자주 난다"고 말했다.

이어 "미망인이 가족하고 살고 있겠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동무가 나를 대신해서 한번 찾아가 보아라'고 간곡히 말씀했다"며 "바쁘신 속에서도 담임 선생을 잊지 않으시고 관심을 두고 계시는가 해서 저는 심한 양심상 가책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전 전 실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남산 고급중학교 동기로, 학창 시절 추억 및 사제 간의 정을 언급한 것이다. 이 영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을 맞아 방영됐다.

전 전 실장은 2010년 2월부터 8년가량 노동당 39호실의 수장을 맡아왔다. 당 39호실은 최고지도자의 통치자금을 마련하는 곳으로, 대성은행 고려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을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원평대흥수산사업소, 문천금강제련소 등 노른자위 기업소 100여 곳을 직영한다.
‘슈퍼노트’(미화 100달러 위폐) 제작, 마약 거래 등 불법행위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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