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친모의 방치 속에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 사망사건'와 관련해 수개월째 비어있던 빌라에서 전기를 사용한 흔적이 나와 또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지난 10일 3살 여아가 부패된 사체로 발견된 경북 구미시 빌라 우편함에는 지난달 4일부터 이달 3일까지의 전기요금 청구서가 들어 있었다.
이 청구서에는 피의자인 친모가 지난해 8월 세살배기 딸을 빈집에 홀로 두고 이사간 뒤에도 상당기간 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와 있다.
또 이 우편함에는 숨진 아기가 발견되기 하루 전인 지난 9일자로 "오는 25일까지 미납 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전기공급이 제한됨을 알려드린다"고 적힌 '전기공급 제한 예고서'도 같이 들어 있었다.
이 안내문에는 이 빌라의 전기요금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의 전기요금이 미납된 것으로 나와 있어 이사를 간 뒤인 9~11월 최소 3개월치 전기요금은 누군가 납부한 것으로 확인된다.
전기요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전기공급이 끊긴다.
아기의 친모 A씨는 지난 8월에 3살된 아기를 혼자 버려두고 이사를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사를 간 후에도 빈집에 전기가 공급되고 전기요금까지 납부된 것이다.
사건이 접수된 날 A씨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다음날인 11일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친모 A씨는 지난해 8월 중순쯤 재혼한 남자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으며, 출산을 앞두고 전 남편의 아이를 빈 집에 버려둔채 이사를 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전 남편의 아이라 보기 싫었다" 며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죽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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