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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北귀순 경계실패에 "무장침투였다면 아찔..안보 무능"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7 17:01

수정 2021.02.17 17:01

원희룡 제주지사. /사진=뉴시스
원희룡 제주지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한 북한 남성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통과해 발견된 것과 관련, "우리 군이 감시하는 동해안 철책이 또 뚫렸다. 참담하다"며 정부를 질타했다.

원 지사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일반인의 귀순이 아니라 특수부대의 무장 침투였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을 쳐서 남하, 대한민국 육지로 올라온 후 수 km를 걸어서 이동하다 군 CCTV에 포착되었는데 신병을 확보하기까지 또 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2년 GOP를 뚫고 우리 군 초소와 막사 3곳을 거치며 노크까지 한 후 귀순한 이른바 ‘노크귀순’ 사건이 있었다. 작년 11월에는 일반 주민이 GOP 철책을 뛰어넘어 남하했음에도 14시간 동안 행적을 놓쳤던 ‘월책귀순’ 사건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같은 부대, 같은 경계망이다"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는 황당함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군의 최전방 경계망이 반복적으로 뚫리고 있는데, 이런 군을 정말 계속 믿어도 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들은 ‘발각된 것만 이 정도이지, 혹시 수시로 들락거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며 "'전투에서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지만, 경계에서 실패하는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부끄럽다"고 일침했다.


또 "안보에서의 무능은 국민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며 "반복되는 경계 실패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도록 납득할 만한 설명과 대책을 마련하고, 더욱 강력한 안보태세 확립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20분쯤 한 북한 남성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한 채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헤엄쳐 통과했다.
해당 남성은 남한 해안가에 도달해선 배수로를 통과하는 방법으로 우리 군 경계를 뚫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 경계를 담당하는 부대는 과거 '노크 귀순', '월책 귀순'을 겪었던 육군 22사단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군이 북한 귀순자를 포착하고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장관으로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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