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구팀이 100만년이 넘은 매머드 치아 화석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사상최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네이처'지를 인용해 과학자들이 100만년도 넘은 시베리아 매머드 화석의 치아에서 DNA를 수거해 분석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덴마크 스톡홀름의 고생물유전학연구소 로브 달렌이 이끄는 연구팀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신의 연구팀이 치아 화석에서 추출한 DNA가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DNA라고 밝혔다. 이전 기록은 캐나다 북극 지역에서 발견된 말 화석에서 추출한 DNA가 갖고 있었다.
논문 공동저자인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에이드리안 리스터는 "100만년 된 DNA를 통해 매머드 같은 기념비적인 수많은 종들의 기원 이외 영역으로 연구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지금까지는 발견된 화석으로 탄소연대 측정법 등을 통해 얼마나 오래됐는지 정도를 알아내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졌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리스터는 "종들이 언제 출현했는지 뿐만 아니라 어떻게 진화했고, 어떤 적응을 거쳐 부상했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1970년대 당시 소련 고생물학자들이 시베리아에서 발굴해 그동안 모스크바의 냉동고에 보관해 왔던 고대 매머드 어금니 3개에서 DNA를 뽑아냈다.
당시 기술로는 DNA 추출과 분석이 어려웠다.
지금의 유전자 염기 서열분석 기법으로도 100만년 넘은 매머드 어금니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고 FT는 전했다.
거의 남아 있지도 않은 살아 남은 DNA들이 조각 조각나 아주 작은 수많은 분자 조각들에 쪼개어 나눠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지질학·화학 기법들을 동원해 어금니 3개 가운데 가장 최근의 것은 70만년 전, 다른 하나는 100만년 전, 그리고 가장 오래된 화석은 120만면 전 것으로 결론 냈다.
유전자 코드를 판독한 뒤 연구진은 이들 매머드 어금니 유전자와 현대 코끼리, 그리고 가장 최근의 매머드 유전자 염기서열을 교차분석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매머드의 유전자를 재구성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연구진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고대 매머드는 단일종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들은 새로 발견된 이 종을 화석이 발견된 지명을 따서 크레스토브카 매머드라고 명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두 종류의 매머드가 이후 분화를 거쳐 캐나다 북극, 시베리아 북극, 그리고 콜럼비아 매머드로 갈라졌다.
콜럼비아 매머드는 마지막 빙하기에 북미지역을 호령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금까지 복구된 가장 오래된 인류 DNA는 스페인에서 발견된 화석에서 추출된 것으로 약 40만년전 것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