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에서 국내 거래소로 송금할 때 피해 발생
이더리움 계열 가상자산 출금시 네트워크 선택 주의
국내 거래소 "지원하지 않는 플랫폼은 오입금 자산 복구 불가"
[파이낸셜뉴스] 올들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급등과 함께 가상자산 초보 투자자(일명 코린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간 이더리움 전송 과정에서 이더리움 입금 오류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더리움 계열 가상자산 출금시 네트워크 선택 주의
국내 거래소 "지원하지 않는 플랫폼은 오입금 자산 복구 불가"
해외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을 구입한 뒤, 한국내 거래소로 전송해 출금하거나 관리하기 위해 지갑 간에 전송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의 기술적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이더리움을 몽땅 분실하게 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상자산 거래는 중간 관리자가 별도로 없어 입금 오류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코린이들은 가상자산 거래소 선택과 가상자산 전송 과정의 기술적 특징을 세심히 파악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오고 있다.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오입금 사례 빈번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국내 거래소로 이더리움 계열(ERC-20) 가상자산을 전송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를 잘못 선택해 이더리움이 증발해 경제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외 거래소에서만 지원하고 국내 거래소들은 지원하지 않는 네트워크를 선택해 가상자산을 전송하는 경우 자신의 지갑으로 가상자산이 입금되지 않는 기술적 특성을 코린이들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거나 사전 고지를 받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바이낸스는 이더리움(ETH)과 ERC-20 가상자산을 외부 거래소로 전송할 때 바이낸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바이낸스 체인(BEP2)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EP20) △이더리움(ERC-20) 등 3가지 네트워크 옵션을 제공한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전송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에 바이낸스가 자체 네트워크를 개발해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각 네트워크 별 전송 수수료는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2997원인데 반해 바이낸스 체인은 32.98원,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은 65.95원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바이낸스에서 국내 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옮길때 이더리움 보다 저렴한 바이낸스 체인이나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바이낸스 자체 개발 네트워크를 국내 거래소들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거래소에서 지원하지 않는 네트워크를 선택해 국내 거래소 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전송하면 가상자산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나마 바이낸스 체인은 스마트 컨트랙트(조건부자동계약체결) 바이낸스 체인을 선택해 이더리움 계열 가상자산을 전송하면 '해당 네트워크와 맞지 않는 지갑 주소이기 때문에 다른 네트워크를 선택해라'는 경고가 뜬다. 반면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은 네트워크와 맞지 않는 지갑 주소라도 경고 문구 없이 전송이 완료된다. 그러나 국내 지갑으로는 가상자산이 전송되지 않는 것이다.
국내 거래소 "오입금 자산 복구 불가"
최근 바이낸스 거래소 지갑에서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을 이용해 업비트 지갑으로 9ETH(약 1900만원)를 전송했다 자산을 잃어버린 한 투자자는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을 선택해 이더리움을 업비트로 보냈는데, 별도의 경고 없이 바로 '전송완료(Complete)' 메시지가 게시됐다"며 "이후 업비트 지갑을 보니 전송한 가상자산이 입금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피해 사실을 밝혔다. 그는 "바로 업비트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 컨트랙트는 복구가 어렵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당 투자자가 업비트 상담창구를 통해 받은 답변은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발생한 거래는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네트워크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는 입금 처리되지 않은 거래"이라며 "업비트에서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가상자산의 오입금이 발생할 경우, 오입금 복구만을 목적으로 해당 네트워크의 개발이나 기술 지원이 불가하다"고 돼있다.
또한, 일부 오입금 사고 피해자들은 업비트가 해당 오입금된 자산을 갖고 있음에도 복구해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이나 횡령 등의 형사고소를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비트는 "오입금 자산은 업비트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해당 건에 대해선 기술적 복구도 불가능하다"며 "최근 관련 피해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는만큼 항상 가상자산의 기술적 특성을 고려하고 거래를 진행해 달라"며 사용자들의 주의만 당부했다.
한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이런 경우 투자자가 자산을 외부 지갑으로 송금할 때 바이낸스가 자체적으로 출금을 제한하는 등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며 "사용자의 기술적 이해를 전제하는 것이 아닌, 거래소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피해 예방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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