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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배터리 리스’로 전기차값 절반 낮춘다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8 17:50

수정 2021.02.18 17:50

‘코나’ 전기택시 실증사업 MOU
현대글로비스 운영·회수 수행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배터리 대여(리스) 사업 실증에 나선다. 전기차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배터리를 대여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초기 구매부담을 낮추고 사용한 배터리의 재활용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18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산업부 성윤모 장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 및 사용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실증사업은 전기차 이용 주기 전반에 걸쳐 진행된다. 현대차는 실증 사업을 총괄하면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택시 플랫폼 사업자인 KST모빌리티에 판매한다. 배터리 보증은 물론 교체용 배터리 판매도 담당한다.


KST모빌리티는 전기차를 구매한 뒤 바로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 운영사 현대글로비스에 매각한다. 이후 전기차 보유기간 동안 월 단위로 배터리 리스비를 지급하게 된다. 배터리값이 빠진 가격으로 전기차를 구매하는 셈이다. 전기 택시 운행을 통해 수집되는 주행 및 배터리 데이터는 MOU 참여 기업에 제공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배터리 대여 서비스 운영과 사용후 배터리 회수물류를 수행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대량 운송할 수 있는 전용 용기의 특허를 취득하는 등 관련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용후 배터리를 매입해 안전성 및 잔존 가치를 분석한다. 또 사용후 배터리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제작해 전기차 급속 충전기에 탑재하고, 해당 충전기를 차량 운용사인 KST모빌리티에 판매한다. 특히 전기료가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ESS를 충전하고, 전기료가 비싼 낮 시간대에 전기차를 충전하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배터리 대여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고객들은 기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배터리 비용이 제외된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한 뒤 대여 비용만 내면 되기 때문에 초기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사업으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안전성을 실증하고 잔존 가치 평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어서 전기차 배터리의 재사용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보조금이 없는 국가에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가격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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