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코로나19의 기원을 찾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찾았던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박쥐 외에도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족제비오소리와 토끼가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터저널(WSJ)에 따르면 WHO 조사팀에 동물학자로 참가한 페터 다스작 박사는 WSJ와 인터뷰에서 우한의 화난 수산물시장 냉장고에서 족제비오소리의 뼈 등을 찾았다고 말했다. 해당 시장은 지난 2019년 12월 최초 코로나19 환자가 발견된 곳으로 당시 시장에서는 수산물 외에도 박쥐 등 각종 야생동물이 거래되고 있었다. WHO 조사팀은 지난 9일 우한 현지조사 결과 발표에서 박쥐와 천산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되었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최초 발견 전부터 이미 유행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사팀은 박쥐 외에도 다른 동물들이 바이러스 매개체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다스작은 발견한 족제비오소리의 잔해에서 바이러스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족제비오소리가 중간 숙주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동물이 우한에 바이러스가 전파된 과정을 알아내는 통로”라고 설명했다. 족제비오소리는 족제비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주로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며 보호종으로 취급되지만 실제로는 식용 및 모피용으로 거래되고 있다.
다스작은 동시에 당시 시장에서 토끼도 거래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끼 역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다스작은 화난 시장에서 최소 10개 가게가 광둥성, 광시좡족자치구, 윈난성의 야생동물을 판매하고 있었다며 해당 지역들이 베트남과 라오스, 미얀마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지닌 동물들이 국경을 넘어 중국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냉동된 동물 사체가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의 기원을 찾기 위해서는 중국 주변국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팀은 시장에서 사향고양이와 너구리도 판매되고 있었지만 이들 동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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