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직장인 전 씨(32세, 여)는 겨우내 찐 살을 빼기 위해 얼마 전부터 조강을 시작했다. 매일 저녁, 퇴근 후 인근 공원을 찾아 뛰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1~20분만 뛰어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1시간씩 뛰어도 거뜬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원인 모를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참을만했던 허리 통증에 단순 근육통이라 여겨 파스를 붙이고 방치해왔는데, 점점 심해지는 통증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지경이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전 씨, X-ray 검사를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었다. 분명 통증은 있는데 원인을 몰라 치료를 받지 못하니 답답하기만 했다. 얼마 뒤 지인의 소개로 척추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다시 찾은 전 씨는 '디스크내장증'이라는 진단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전 씨와 같이 허리 통증은 있는데 X-ray나 MRI 검사로 원인을 찾기 힘든 경우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디스크내장증은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외부 충격으로 손상돼 면역체계와 신경 등을 자극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디스크 내부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X-ray 검사로는 정상으로 보일 수 있어 확인이 어렵고, MRI에는 검은색으로 나타나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디스크내장증은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원인은 다르다. 추간판이 빠져 나와 주변 조직과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디스크와 달리 디스크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 원인은 다양한데, 주로 교통사고와 같은 급작스런 외상, 또는 집안 정리를 위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이동하면서 허리를 삐끗하는 등 일상생활 속 충격이 축적돼 통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디스크내장증은 경미한 허리 통증으로 시작돼 초기에 본인조차 몰라 병을 키우거나 통증이 있어도 X-ray 검사로 진단이 어려워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디스크내장증은 치료없이 방치할 경우 허리디스크 발생 전 단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디스크내장증의 치료는 진단 후 진통제 등의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등 보존적 치료로 염증을 없애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치료에도 6주 이상 증상에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시술(고주파 수핵 용해술)을 시행한다.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척추를 잡아주는 등과 허리, 엉덩이 근육을 자극시키는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평소 편하게 걷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면 허리 주변 근육을 유연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박재현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 신경외과 전문의)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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