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갱생 강조·광폭인사 가능성
反中정서 의식해 야심 숨기면서
이전보다 모호한 계획 내놓을 듯
反中정서 의식해 야심 숨기면서
이전보다 모호한 계획 내놓을 듯
미국과 본격 경쟁의 의미를 담은 14차5개년 계획(2021~2025년)이 올해 시작됐고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등 대형 행사들이 줄줄이 잇따를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 주석에겐 권력 공고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된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3월5일 최고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를 개막하고 이보다 하루 앞선 4일부터 최고정책자문기구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연례회의에 들어간다. 양회는 한 해 중국 정부의 정치·경제 운영 방침을 정하는 핵심 행사다. 지난해 10월말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논의한 안건을 최종 결정하고 향후 계획도 밝히게 된다.
올해 양회는 미국과 경쟁 구도에서 자력갱생을 외친 첫 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은 19기5중전회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14·5계획과 2035 중장기 계획을 내놨었다. 미국에 맞서 외부 세력에 의존하지 않고 중국 자체적으로 경제·사회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이 골자다.
리커창 총리 주재로 최근 국무원 상무회의를 열고 올해 양회 건의안을 검토하며 14·5계획 승인 등 주요 안건이 문제없이 채택돼 코로나19 속 중국의 경제 사회 발전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중국은 그 동안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이후 관계 개선을 기대했지만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그대로 계승되면서 갈등은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14·5 계획의 승인은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미중 경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된다.
양회는 또 코로나19의 중국 내 성공적인 방역을 자화자찬하는 정치적 메시지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상황과 대조되면서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공산당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양회는 아울러 대대적인 인사 교체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최고 지도 체제를 결정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는 내년 9~10월이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공고화의 사전 작업이 올해 양회에 형태를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중국 지도부는 올해 1~2월 주요 성장급 및 지역당 서기급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과 교체를 단행하며 시 주석 중심 체계의 기틀을 다졌다.
오는 7월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행사 이전에 내부 결속을 다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 내년 2월에는 베이징동계올림픽 계획이 잡혀 있다. 종합하면 코로나19 전쟁 승리~양회~중국 공산당 100주년~베이징동계올림픽 등으로 이어지는 정치·사회 이벤트를 통해 시 주석의 업적 홍보를 극대화한 뒤 20차 당대회에서 결실을 맺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은 미국 등 반중 정서를 의식해 올해 양회에선 공개적인 야심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정권 출범 이후 쿼드(미국·인도·호주·일본 4개국 협의체)나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논의된 중국 견제에 정면대응시 역효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인훙 인민대학 교수는 SCMP에 "중국이 (양회에서) 무엇을 발표할지 여러 분야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중국은 훨씬 모호한 계획을 내놓을 것이지만 그 계획 실행에선 단호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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