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시는 국채 금리 상승에 기술주가 타격을 입으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9% 상승한 31521.69를 기록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7% 하락한 3876.5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6% 급락한 13533.05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인 1.35%대로 치솟으면서 대형 IT기업들의 주가가 휘청거린 여파로 분석된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 손쉬운 자금 대출에 의존하던 고성장 IT 기업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주식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이에 이날 전기차회사 테슬라 주가는 8.6% 하락해 3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고 중국 드론제조업체 이항홀딩스도 11% 급락했다. 최근 비트코인에 15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힌 테슬라는 이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암호화폐(코인) 투기를 비난하면서 중앙은행 차원에서 디지털 통화를 개발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충격파가 컸다.
뉴욕증시의 '대장주' 격인 애플 역시 3% 하락했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2.1%, 2.7% 각각 떨어졌다.
미국 기술주의 롤러코스터 미국 대형 및 중소형 기술주를 선호해온 서학개미들도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은 1위 테슬라(38억8000만달러)에 이어 애플(16억400만달러), 게임스톱(15억4700만달러), 처칠캐피탈(7억4800만달러), 이항홀딩스(5억5800만달러) 등의 순이다.
다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경제 회복의 확신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분석하며 오히려 기술주 비중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회복과 블루웨이브 완성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증시 상승에 부담을 주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미 국채금리가 단기적으로 1.5% 전후로 상승할 수 있지만 이는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 측면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 국채금리 수준으로 볼 때 미 증시가 본격적으로 조정을 받거나 기술주가 추가 하락할지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트루이스트의 최고시장전략가인 키스 러너 역시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을 '황소장'에 대한 위협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경제 회복의 초기 단계이고 통화·재정 정책이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점과 강한 실적 반등, 우호적인 밸류에이션을 고려해 주식에 대한 높은 비중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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