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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그룹계열사 중 최초로 승격자 개별 통지
'미스터 사이다' 경계현 사장 지시
성과급 정보공유, 사내망 직급·조직도 개편
"보고서에서 한자도 쓰지 말라"
경직된 조직문화에 새 바람, 그룹 확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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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서 한자도 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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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삼성전기가 삼성 계열사 중 처음으로 승진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임직원 소통 혁신의 획을 긋고 있는 '미스터 사이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이 수평 기업문화 확산을 위해 또 한번의 인사 실험 카드를 꺼낸 것이다.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은 삼성 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경 사장의 행보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27일에 있을 올해 승격자 발표를 앞두고 사내망에 명단 비공개를 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기의 한 직원은 "회사가 올해부터는 승격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승격자 개인별로 통지가 될 것이라고 안내했다"며 "승격자 비공개 계획에 대해서는 일전에 경 사장이 임직원과의 대화 창구인 '썰톡'에서 한차례 얘기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측은 승격 탈락자를 배려하고 수평 조직문화 구축 차원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구성원의 승격 여부에 따른 위화감 조성을 방지하고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취지로, 올해부터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경 사장은 취임 1년 만에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하며 '사이다 경영인' '소통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얼마 전에는 사내시스템에서 4단계 직급 표시도 없앴다. 팀장, 그룹장 등 보직장 직책을 제외한 모두를 '프로'로 통일했다. 사번도 가려 입사연도를 알 수 없게 했고, 조직도에서는 가나다순으로 배열했다. 역시 수평 소통을 위한 조치였다.
경 사장은 또 보고서에서 되도록 한자 사용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한글, 영어, 한자 등이 혼용된 보고서가 일의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최근 논란이 거센 성과급에 대해서도 경 사장은 매분기 실적발표 후 열리는 경영설명회에서 예측 규모를 가감없이 공유해왔다.
한 직원은 "우리도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없지는 않았다"면서도 "그간 경 사장이 여러차례 설명을 해줬기 때문에 예측 가능했고, 소통 자체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커서 이번 논란에서 (우리회사는) 비켜간 것 같다"고 했다.
경 사장은 지난해 5월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좋은 회사는 고객뿐 아니라 직원이 회사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고민하는 회사"라며 "임직원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스터 사이다'의 시원한 경영이 다른 계열사로 확산될 지도 관심이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경 사장이 지난 1년간 여러가지 파격적인 인사, 조직 실험을 지속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평가도 굉장히 좋다고 알고 있다"며 "특히 승격자 명단 비공개는 삼성의 문화에서는 다소 놀랍다. 어떤 식으로 평가받을지 지켜보는 입장에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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