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나라는 서울과 평양에서 남북한 공동으로 오는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추진해왔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출전에 이어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통해 남·북 체육교류에 정점을 찍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 우선협상자로 호주 퀸즈랜드주의 해안도시 브리즈번을 우선협상자로 거론하면서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은 IOC가 호주 브리즈번을 2032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논의할 우선 협상지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남북한 공동개최안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 도시들이 이미 유치 의사를 밝혀왔음에도 호주 퀸즈랜드주의 해안도시 브리즈번이 IOC가 가장 선호하는 하계 올림픽 개최지가 된 셈이다.
2032년 올림픽 개최 협상을 독점적으로 진행하게 된 호주는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IOC 총회에서 투표로 승인되면 멜버른(1956년)과 시드니(2000년)에 이어 3번째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집행위원회가 하계올림픽미래유치위원회의 이 같은 우선 협상지역 선정 권고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전했다.
집행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은 개최가 1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이미 유치계획을 공표한 다른 도시들보다 우선 협상지( fast-track) 선점에서 브리즈번이 승리했음을 의미한다.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경쟁지에는 카타르의 도하 ( 2030년 아시안게임 개최지)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도 포함되어 있다. 두 곳 다 아직 공식 신청은 하지 않았지만, 24일의 발표로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은 적어진 것으로 보인다.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 국가들로는 중국,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도 거론돼 왔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 이번 결정은 다른 후보지를 거부하거나 대항해서 내린 결정이 아니다. 단지 지금 시점에서 가장 관심이 있는 한 지역을 선호한다고 발표한 것일 뿐이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만약 브리즈번이 내년에 개최될 IOC전회원 총회에서 결국 2032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결정된다면 하계 올림픽은 2회 연속 과거 수 십년의 관행과 다른 유치경쟁을 통해 선정되는 셈이 된다.
파리와 로스앤젤레스는 2017년 IOC가 공동개최지를 허용하는 새로운 규칙 변경을 한 이후로 두 도시가 모두 2024년과 2028년 개최를 허용받았다.
2024년 개최에서 부다페스트가 막판 기권한 덕분에 로스앤젤레스는 경쟁 없이 2028년 개최를 따내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거기에 2032년 올림픽대회에 대해서는 다시 신속한 선정을 위해 IOC의 룰이 변경됐다.
IOC는 종전 처럼 2년 동안의 유치 캠페인을 거쳐서 정작 개최시기를 7년이나 앞두고 치열한 로비와 경쟁 투표를 통해 개최국을 뽑는 방식을 기피하게 된 것이다.
바흐 위원장은 "그런 방식은 올림픽의 장래를 위해서나 IOC의 평판을 위해서, 모두 최선의 방식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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