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지난달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군사활동에 나서 시리아 민병대 시설을 공습했다. 미군은 지난 15일 이라크 미군기지 피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으며 해당 민병대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고 알려진 만큼 미국과 이란 관계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라크와 국경을 접한 시리아 동부의 민병대 시설이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가 사용하던 국경 검문소 인근 시설 다수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공격이 이라크 주둔 미군 및 연합군에 대한 최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승인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에 있는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 군사 기지 인근에는 107mm 구경의 로켓이 최소 3발 떨어졌다. 해당 공격으로 미군과 하도급 계약을 맺은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다른 민간인 8명과 미군 1명이 다쳤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해당 공격에 대해 "격분했다"며 "쿠르드 자치정부에 진상 파악과 책임자 규명을 요구했고 이에 대한 지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에는 주이라크 미 대사관이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 그린존(외교 공관 및 정부청사 구역)에 로켓이 떨어졌다.
커비는 “이번 군사 조치는 동맹과 협의 등 외교적 조치와 비례하는 수준이었다”며 “이날 공격으로 바이든 정부가 미국인과 동맹 관계자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라크 정부가 에르빌 사건 조사를 맡고 있다면서 “당장은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 자세히 설명할 수 없으며 무기와 관련된 전술적 세부사항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가 완료된 다음에 더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라야 알리야 알 담(피의 수호자 여단)’이라고 알려진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는 에르빌 사건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그동안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시아파 민병대를 지원했으나 이달 사건 이후 자신들이 사랴아 알리야 알 담과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번 사건으로 현재 핵합의 복귀 문제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미국과 이란관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라크에서 활동하던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게셈 솔레이마니가 시아파 민병대를 이용해 미군을 공격한다며 지난해 1월 암살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