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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제품 가격 급등 '차화정'시대 기대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3 16:01

수정 2021.03.03 16:01

[파이낸셜뉴스] 최근 국제유가 상승 기대감, 미국 한파 등의 영향으로 에틸렌을 비롯한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들어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른 경기회복이 전망되는 만큼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의 지난 2010년 이른바 '차화정(자동차·정유·화학) 시대' 호황이 기대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석화 대표 제품인 에틸렌 가격은 1021달러로 전주의 826달러에서 24% 가량 폭등했다. 미국 기습한파 영향으로 오는 4월까지 미국산 에틸렌 유입이 중단되면서 아시아지역 스팟시장에 품귀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국에서 아시아로 수출하는 에틸렌 전용 터미널인 엔터프라이즈의 100만t 규모 설비에 문제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에틸렌분해시설(ECC) 가동차질로 에틸렌 수출물량도 부족하다.
미국에서 아시아로 수출돼 왔던 폴리에틸렌(PE), 에틸렌글리콜(EG), 폴리염화비닐(PVC) 등도 마찬가지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내 수급상황이 정상화되려면 6월 정도는 돼야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짧게 잡아도 4월 말까지 아시아지역의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공급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2010년 '차화정'시대 만큼의 호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설비 재가동 이후 일시적인 시황 조정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여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양호한 시황은 매년 1000만t 이상이 늘어나는 대규모 증설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수요 견인 사이클의 호황기"라면서 "특히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급반등(기저효과) 국면에서 이익 개선세가 뚜렷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춘절 이후 본격적인 패닉 바잉이 시작되며 주요 제품이 대부분 전주대비 100~300달러가 상승했다. 이는 8~30% 급등한 수치다.
중국 시노펙, 페트로차이나의 PE·PP(폴리프로필렌) 재고는 82만t로 전년동기(120만t) 대비 32% 낮아지면서 춘절 종료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PE·PP 폭등과 낮은 중국 재고가 최근 아시아 PE·PP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변화된 생활패턴으로 인해 이미 석유화학 수요는 큰 폭으로 일어나 가동률은 풀이며 재고는 낮은 상태"라면서 "이미 다수 제품이 차화정 당시 마진을 넘었으며 본격적인 경기 회복 사이클에 접어든다는 점을 감안할때 차화정 이상의 초강세 사이클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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