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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미얀마 유혈사태 비난, 군부는 묵묵부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4 13:46

수정 2021.03.04 13:46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3일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대가 보안군의 총격 소리를 듣고 바닥에 엎드려 있다.로이터뉴스1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3일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대가 보안군의 총격 소리를 듣고 바닥에 엎드려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제사회에서 미얀마 민주화 시위의 유혈사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추가 제재를 예고했으나 실제 군부를 제지할만한 이웃 국가들은 개입을 망설이는 상황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얀마 군부의 총격에 따른 인명피해를 언급하고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쓸수 있는 정책 수단을 항상 검토하고 있으며 현 상황에서도 그러하다”며 “최근 무고한 인명피해는 특히나 혐오감이 든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국방군 총사령관 등 군부 지도자와 관련 기업에 대해 자산 동결 및 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내렸다.
프라이스는 기존 제재가 “군부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며 뜻이 맞는 동맹들과 함께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군부가 AP 소속 기자 등 언론인 6명을 기소한 점에 대해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같은날 유럽에서도 비난 목소리가 거세졌다.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가 “평화 시위를 무력으로 짓밟고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U와 영국 등은 이미 군부를 상대로 제재를 시행했거나 검토중에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최근 영국의 요청으로 오는 5일에 비공개 회의를 열어 미얀마 사태를 논의할 계획이다.

유엔에서도 미얀마가 뜨거운 화제였다.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틴 마웅 나잉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 대행은 3일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사임했다. 앞서 유엔 주재 대사였던 초 모 툰은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군부 쿠데타를 비난하고 유엔 회원국들에게 문민정부 출신 의원으로 구성된 유사정부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를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군부에 의해 해임됐으나 군부에게 권한이 없다며 자신이 합법적인 유엔 대사라고 주장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도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 당국에 억압보다 대화가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미얀마 군부와 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일본 음료기업 기린 홀딩스를 투자금 회수 감시 기업에 포함했다. 기린 홀딩스는 쿠데타 직후인 지난달 5일에 군부와 진행했던 현지 맥주공장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얀마에 인접해 군부를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2일 화상회의에서 군부의 과잉진압 자제를 언급했지만 통일된 결의안을 내놓지 못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은 문민정부를 이끌었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석방을 주장했으나 다른 회원국들은 내정 불간섭 원칙을 지키며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한편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3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군부 2인자인 소 윈 국방군 부사령관과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버기너는 소 윈에게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제재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소 윈의 답변은 ‘우리는 제재에 익숙하고 과거 제재 시기에도 살아남았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버기너는 미얀마 군부가 1년 뒤 새 총선을 진행하되 문민정부 여당이었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배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버기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민주화 시위로 인해 3일 하루에만 38명이 숨졌다며 현지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누적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같은기간 시위와 관련해 최소 1294명이 체포되었으며 34명의 기자들이 구금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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