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 만 65세 이상 접종 본격화되면 당초 목표 78만명분 가능
사망사례 5건 보고에 우려 시선도…전문가들 "인과관계 속단 금물"
사망사례 5건 보고에 우려 시선도…전문가들 "인과관계 속단 금물"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6일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백신 접종자가 1주일만에 2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접종 대상자가 만 65세 미만 약 36만명임을 고려하면 5부 능선은 넘었다는 평가다. 최근 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고연령층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만 65세 이상 접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 백신 접종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확인되고 접종 후 사망사례 보고에 따른 국민 불안감 해소는 넘어야할 숙제다.
■4일 0시 기준 15만4421명 접종…접정률 35.9%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로 6만5446명이 추가 접종받아 총 15만4421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완료됐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하고 있는 백신은 AZ백신과 화이자 백신이고, 각각 15만1679명, 화이자 백신 2742명이 접종했다.
접종기관 및 대상자별로는 요양병원은 12만2170명(59.8%), 요양시설은 2만8945명(26.7%), 코로나19 환자치료병원은 2742명(4.9%), 1차 대응요원은 564명(0.9%)이 예방접종을 받았다. 전체 접종률은 35.9%다. 방역당국은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병원급 의료기관의 종사자, 1차 대응요원과 치료병원의 종사자 모두 이번 달 안에 1차 접종을 끝내는 것이 목표다.
다만 당초 계획했던 만 65세 이상 접종은 보류된 상태다. 1·4분기 요양시설·병원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전체를 대상으로 AZ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었으나, 임상 근거 부족을 이유로 접종이 일단 보류됐다.
■사망사례 5건 보고…백신 기피 우려
방역당국 계획대로 백신 접종이 순항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 보고가 5건 발생하면서 백신 기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망자의 연령대, 기저질환 여부 등을 고려하면 백신과의 연관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방역당국의 조사를 신중히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3건의 사망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2명의 사망사례 보고를 포함하면 총 5건의 보고다. 이들은 모두 기저질환자들이다. 이게 기저질환자의 백신 접종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과 사망사례의 연관성에 대해서 면밀한 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큰 연관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도 사망사례 발생으로 백신과 사망사례의 연관성을 속단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과 백신 사이의 연관성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AZ 백신을 수백만명 이상이 접종했고 그 외에 백신까지 하면 2억3000만명 정도가 접종했는데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확인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110건 보고됐지만, 백신과의 인과성이 확인된 건 없었다. 당시 '상온에 노출됐다', '백색 입자가 나왔다' 등 백신 품질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사망자들은 모두 심·뇌혈관계 질환이나 당뇨, 악성 종양 등 기저질환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 65세 이상 접종 속도낼 듯
만 65세 이상도 2·4분기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질병청은 이달 말까지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고령층 대상 추가 임상시험 자료를 받은 뒤 이르면 내달부터 고령층에 대한 접종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AZ 백신이 고령층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방역당국도 만 65세 이상 대상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검토 중이다.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이 올해 1월부터 수집한 접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 접종한 80세 이상 고령층은 3∼4주 뒤 입원하는 사례가 80% 줄었고, 70세 이상에서는 접종 4주 뒤 감염 예방 효과가 60∼7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같은 연구에서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70세 이상의 코로나19 예방효과는 57∼61%로 나왔다. 고령층에 대해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다소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프랑스는 이미 이 백신의 효과를 인정하면서 접종 연령을 74세까지로 확대했고, 독일도 '고령층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기로 접종 인원 늘린다?…찬반 여론
주사기에 따라 백신 접종인원을 늘리는 것과 관련된 논란도 있다. 앞서 정부는 LDS(Low Dead Space,최소 잔여형) 주사기를 활용하면 화이자 백신 1병당 접종인원이 6명에서 7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인원은 10명에서 11∼12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지난 2월 27일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주사기의 성능이 좋고, 간호사 기술도 괜찮아 7인분이 나올 수 있다"며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설명하며 알려졌다. 또한 공문을 통해 "의료기관에 백신 1병당 잔여량이 있으면 현장 판단에 따라 추가 접종을 할 수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에 의료계에서는 "절차를 무시했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백신학회 관계자는 "정부가 먼저 남은 양으로 7번째 접종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 후 추가자료를 만들어 식약처에 제출하고 승인을 받는 절차로 진행했어야 했는데, 절차도 무시됐고, 진짜 가능한지 객관적 검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고 평가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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