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아내가 날 죽일 것 같았다."
40대 남성이 자신의 어머니 집에서 갑작스레 아내를 살해한 이유다.
정모씨(40대)는 평소 아내 A씨가 자신을 살해할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 불안에 떨고 있었다. A씨는 정씨의 의심을 견디지 못해 이혼을 요구하기도 했다.
2020년 8월 서울 모처에 자신의 어머니, 아내, 딸과 함께 있던 그의 머릿속에는 아내가 자신을 살해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정씨는 아내가 자신을 살해하기 전 자신이 먼저 아내를 살해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주방 싱크대로 달려갔다. 그는 그곳에서 찾은 흉기로 자신의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A씨를 한차례 찔렀다.
A씨가 이를 손으로 막고 계단으로 도망가자 정씨는 쫓아가 아파트 15층 복도에서 아내를 20여회 공격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숨졌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지난달 19일 "범행 수법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우 잔혹하고, 범행 결과가 중대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정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의 유족들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도 제출했다.
피고인은 뒤늦게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피해자의 오빠에게 딸의 상속분, 위자료 양육비 명목으로 총 3억1000만원을 지급했다.
범행 현장을 목격한 딸은 자신의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그 범인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충격을 평생 감내하며 살아가야 한다. 정씨의 뒤늦은 노력으로는 지우기 힘든 상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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